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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화 추세에 밀리는 「100원 라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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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종만 경우 명맥… 물량도 불과 2.5%
1백원짜리 라면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작년만해도 라면 5사에서 모두 6종이 시판되던 1백원짜리 라면은 이제 농심과 오뚜기식품에서 각각 「쇠고기맛라면」과 「참라면」등 2종만 생산되고 있을 뿐이다.
물량도 양쪽합해 한달 20만상자(10억원상당)로 전체 라면매출(월평균 4백억원)의 2.5%정도인데다 일부 식당이나 변두리 구멍가게로 팔려 나가고 있어 웬만한 규모의 일반상점에서는 이미 올초부터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군대에 납품되는 라면도 2백원짜리다.
지난 63년 일본에서 기술을 도입한 삼양식품이 당시판매가 10원으로 처음 생산하기 시작한 라면이 81년 8월 1백원으로 오른후 가격이 묶여왔고 각사는 고가의 신상품개발로 눈을 돌렸다.
물가상승에 따라 기업측으로는 가격제한품목에 걸려있는 1백원짜리 라면으로는 더 이상 수지를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생산되는 1백원짜리들도 사실은 다른 고가상품을 끼워팔기위한 「전략상품」기능이 강하다.
여기에다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라면에 대한 소비자의 기호가 날로 다양화·고급화하는 것도 큰 요인이다.
60,70년대 끼니걱정을 하던 사람들에게는 동전한닢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었던 1백원짜리 라면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있다.
라면은 쌀 다음의 대체식량이라는 기능에서 간편하고 맛있는 기호식품으로,이제는 어린이나 장년층을 겨냥한 건강식품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80년대 중반부터 해물·야채·소시지등 여러가지 양념을 넣거나 순난 맛·매운 맛등 다양한 미각을 갖춘 라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비타민과 단백질등 영양가를 보강한 어린이용 라면과 당뇨나 고혈압에 좋은 성인용 라면등 건강라면 개발에 각사가 주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라면은 고급화를 거듭,88년부터 매출액선두자리에 나선 2백원짜리 라면은 올들어 5천여억원으로 예상되는 라면전체매출의 48%를 차지하고 있다.
단일품목으로는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수백가지 라면중 농심의 2백원짜리 「신라면」이 월매출량 2백30여만상자로 단연 수위를 달리고 있다.
삼양식품관계자는 『이같은 라면의 고급화추세가 계속될 경우 현재 8%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3백원짜리 라면이 첫시판당시 우려를 뒤엎고 시장주도상품으로 나설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홍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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