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외무·통산장관/APEC회의 돌연 불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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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동아시아 경제권 추진/미국방해에 반발인듯/총리실 장관급 대신 파견
제3차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각료회의를 앞두고 말레이시아가 동아시아경제블록에 대한 미국의 견제에 불만을 갖고 외무·통상장관의 회의 불참을 갑자기 통보해왔다.
9일 외무부·상공부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당초 오마르 외무장관,아지즈 통상장관이 12일부터 열리는 APEC각료회의에 참석키로 예정돼 있었으나 미국이 일본측에 말레이시아가 추진중인 EAEC(동아시아경제회의)에 참여하지 말도록 요청한 사실이 알려진 후 불참을 알려왔다.
정부관계자는 『말레이시아가 통상·외무장관의 불참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동아시아경제블록에 대한 회원국간의 이견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말레이시아는 대신 총리실의 장관급이 APEC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마하티르 총리가 EC(유럽공동체)·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에 맞선 황인종끼리의 경제블록을 강력하게 주장,EAEG(동아시아경제그룹)의 결성을 추진해 왔으며 최근 아세안과 인도차이나반도·한국·일본을 포함한 EAEC의 블록화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미국은 동아시아경제블록이 형성될 경우 일본이 아시아에서 독주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동아시아경제블록을 반대해 왔으며 최근 베이커 국무장관이 일본외무성에 서신을 보내 일본이 EAEC에 참여하지 말도록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외시장지향적인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블록화보다는 APEC를 통해 전세계의 자유무역에 기여하자는게 기본입장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APEC회의에서 UR(우루과이라운드)협상의 타결을 위해 노력하고 국별로 별도의 회담을 통해 통상현안을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이봉서 상공부장관은 칼라힐스 미무역대표부(USTR)대표를 비롯,중국·일본등 8개국 대표와 APEC회의기간중 통상장관회담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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