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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도 보수 땅 안 파고 공사한다|기적의 「인시튜폼」공법 국내 첫 도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땅을 조금도 파헤치지 않고 물이 새거나 깨진 하수관을 감쪽같이 보수할 수 있다.』
세계 각 국 토목기술전문가들이 거짓말 같은 「기적의 하수도정비공법」으로 지칭하는 「인시튜폼」(Insituform)공법이 서울시에 의해 국내최초로 도입된다.
서울시는 영국 인시튜사가 서울에서 최근 개최한 인시튜폼공법설명회를 참관, 이 공법을 「서울시하수도정비 중장기계획」에 포함시켜 도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인시튜폼공법은 1970년 영국의 에릭 우드에 의해 최초로 개발돼 세계특허를 얻은 것으로 속과 겉을 마음대로 뒤집을 수 있는 양말의 원리를 이용한 공법.
우드가 건립한 인시튜사는 미국·유럽 각 국은 물론 일본·홍콩·싱가포르에 이르기까지 세계40여개국 5백km의 하수도관을 이 공법으로 정비했다.
이 공법의 특징은 하수관에 구멍이 뚫렸거나 깨졌을 경우 고무풍선처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폴리에스터 재질의 양말형 튜브를 이용, 땅을 조금도 파헤치지 않고 정비할 수 있다는 점.
우선 길이 10∼20m인 튜브 입구부분을 맨홀목으로 나온 하수관 양쪽부분에 양말을 뒤집듯 고정시킨다.<그림i>
이어 맨홀위에서 섭씨1백도이상의 뜨거운 물을 대량 쏟아 부으면 튜브는 물의 수압으로 하수관 앞쪽으로 밀려들어가고, 물의 온도로 고무풍선처럼 팽창된 튜브는 양말이 뒤집어지듯 뒤집어져 하수관 안쪽에 완전히 밀착된다. <그림ⅱ>
밀착작업을 마친 후 순환펌프를 이용, 튜브 속의 뜨거운 물을 찬물로 바꿔주면 물렁물렁한 튜브는 팽창상대에서 냉각돼 딱딱한 고체로 변하고 하수관의 구멍뚫린 부분은 도배한 것처럼 메워진다.
튜브가 굳은 뒤 물을 빼내고 병원에서 사용하는 위내시경형태의 원격조종커터기를 하수관안으로 집어넣어 막혀있는 튜브의 끝을 갈라주는 것으로 전체 공정이 끝난다.
하수도관 내부를 도배하듯 완전히 감싸는 또 하나의 폴리에스터관이 생기는 셈이다.
이 공법은 땅을 파헤칠 필요가 없어 차량소통에 지장을 주지않는 데다 공사기간도 땅을 파헤치는 기존공법의 10분의1에 불과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공법은 또 직경 10cm정도의 좁은 관에도 적용이 가능해 세계 각 국에서 상수도관·가스관·폐수파이프를 보수하는 데도 이용하고 있으며 플래스틱재질이어서 시멘트 또는 쇠로 된 하수관처럼 부식되지 않는 것도 또 다른 장점.
그러나 시공가격이 m당 70만원정도여서 기존방식시공가격(20만원) 보다 50만원이상 비싼 것이 흠으로 지적되고있다.
그러나 땅을 파헤치는 기존공법이 야기시키는 교통체증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을 감안할 경우 장기적으로 이 공법 도입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서울시의 판단.
박만석 서울시하수국장은 『서울도심지역의 하수관대부분이 노후해 교체가 시급하나 지금까지 교통체증 유발문제로 대규모 정비공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인시튜사의 서울지사 또는 국내기술제휴회사가 설립되는 93년께부터 이 공법을 도입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이효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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