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사사건건 통상압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피라미드판매 규제/신용카드 자료조사/부산항 컨테이너세/“UR쌀시장 양보” 다시 요구/새생활 실천운동에도 이의
한국정부의 각종 정책에 대해 미국이 잇따라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미국은 금융시장개방등 해묵은 문제들과 함께 신용카드자기테이프 제출요구,피라미드식 판매규제,컨테이너세 신설 등에 관해서도 강력한 항의를 표시하고 있다.
특히 내달 12∼14일 서울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 각료회의에 참석하는 칼라 힐스 USTR(미 무역대표부)대표가 15∼16일 한국정부관계자들과 별도로 만날 계획을 갖고 있고 부시 미 대통령도 오는 12월1일 방한이 예정되어 있으며 미 의회에 보고할 미 정부의 환율보고서도 11월말까지는 작성되도록 되어있어 UR협상을 포함한 통상현안에 대해 미국의 압력은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측은 UR협상에서 한국정부가 쌀시장개방에 양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관계기사 3면>
28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사치생활자 등을 가려내기 위해 한은이 각 신용카드회사에 요구한 자기테이프제출에 대해 미 정부는 주한미 대사관 등을 통해 이는 「사생활침해」며 특히 한국정부가 펼치고 있는 새생활·새질서운동이 사실상 수입규제의도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력히 항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입법을 추진중인 피라미드식 판매방식(방문판매법)의 규제에 대해 이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암웨이사가 반대로비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미 정부도 공식적인 입법반대사의를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내무부가 추진중인 부산항에 대한 컨테이너세 부과에 대해서는 미 해사청을 통해 부당 해운행위라고 이의를 제기하고 있으며 미 육류수출조합이 신청해 놓고 있는 서울사무소 개설이 한국내 축산업계의 반발 등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대해서도 항의 및 재고요청을 해놓고 있다.
미 정부는 또 UNDP(유엔개발계획)주관으로 남북한과 중국·몽골 등이 참여,추진중인 두만강개발계획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한국정부의 의도 등을 파악키 위해 정부고위담당자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시장개방에 대해서는 그동안 한국정부가 취한 각종 개방확대정책에도 불구,기본적인 개선노력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데 강력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으며 UR협상에 대해서는 특히 쌀시장개방에 대해 한국측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 이들 경제현안을 둘러싼 양측의 마찰은 한층 첨예화될 것으로 보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