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 열린우리당 "호남 못내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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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호남 민심을 함부로 넘보지 마라."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호남 민심 쟁탈전이 뜨겁다.

양당은 최대 표밭이자 존립의 근거지인 호남의 민심을 얻는 쪽이 내년 총선에서 최종 승자가 되고, 결국엔 모든 것을 독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당의 호남 중진들이 총 출동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2일에도 한바탕 설전을 주고받았다. 전날 열린우리당이 광주.전남지역 시.도의원 24명을 입당시킨 게 발단이었다. 이날 광주에서 열린 입당식에는 정대철.김근태.신기남 의원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윤석 전남도의회 의장은 내년 총선에서 무안-신안에 출마, 한화갑 전 대표와 경쟁하겠다고 도전장을 냈다.

민주당은 즉각 발끈했다. 韓전대표는 2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완전한 정치공작이며 노무현 정권이 구태정치를 부활시키고 있다"고 盧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비난했다.

그는 "이번에 탈당한 사람들은 건설공사 부정으로 기소됐거나 뺑소니 사건에 연루되는 등 법망에 걸려 있는 사람이 태반이며, 그 중 한명은 '청와대에서 봐주니까 걱정없을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닌다"며 "도의원까지 철새 정치인으로 만드는 신당은 결코 새 정치를 논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韓전대표는 "내가 노무현 신당에 입당한다는 등 최근 나를 둘러싼 공작이 줄을 잇고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감옥까지 갔다온 내가 가긴 어딜 가겠느냐. 이게 노무현식 정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견장에 동석한 강운태 사무총장도 "실제 탈당한 사람은 24명이 아닌 11명"이라며 "열린우리당은 뻔한 거짓말 좀 그만 하라"고 쏘아붙였다.

실제로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것으로 보도된 하일용 전남도의원은 "친구 사이인 박양수 전 의원이 전화로 입당을 권유해 거절했는데도 일방적으로 명단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박양수 전 의원은 "입당에 대해 구두 약속을 받은 상태며,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이를 두고 공작정치라니,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평수 공보실장도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정치공작 운운이냐"며 "앞으로도 호남 지역 입당자가 줄을 이을 텐데, 그때마다 공작이라고 우길 것이냐"고 반박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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