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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교류 늘려 한일 불신감 없애야"|「21세기한국」 학술회의 참가|동경인 하가 도루 교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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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21세기란 미래에 대한 나의 희망이자 견해는 한마디로 금세기보다 훨씬 안정되고 평화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것이다.』
대통령자문 21세기위원회가 21∼23일 서울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개최한 국제학술회의 「21세기의 세계와 한국」에 참석차 내한한 하가 도루(방하철) 동경대교수(60)는 다가오는 21세기에 대해 희망적 견해를 표명했다.
-21세기의 세계에 대한 전망은.
▲「자유」가 세계의 공통적인 가치관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며 보다 인간다운 아름다움을 추구하게될 것이다.
미소 중심의 양극체제가 무너진 지금 한반도를 비롯, 중국·유고 등 지역적인 분쟁의 소지가 남아있으나 새로운 시대로 향하기 위해 반드시 뛰어 넘어야하며, 또 그렇게 될 것이다.
-21세기를 향한 일본의 자세는.
▲나는 가이후(해부준수) 총리의 21세기자문위원회 위원으로서 정치·경제보다 문화·가치관·교육·환경·여성문제 등을 주로 다루고있다.
이런 입장에서 말한다면 일본은 보다 개방되고 국제화되어야 한다.
급속한 경제발전 속에서도 많은 분야에서 일본은 폐쇄적이었으며 교육 또한 획일적이었다.
일본은 앞으로 풍요의 진정한 의미, 즉 「아름다운 삶」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도시문제만 하더라도 경제발전의 과정에서 기능적인 면은 충족됐으나 「아름다움」은 고려하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안전하고 능률적이며 쾌적한 자연환경 조성에 역점을 두어야한다.
그리고 특히 중요한 것은 일본이 지구공동체 일원으로서 「진정한 책임」을 느껴야한다는 것이다.
-세계블록화 추세 속에서 아시아의 대응방향은.
▲유럽·북미 등 세계적인 블록화 추세에 따라 인위적으로 아시아를 블록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아시아에는 한자문화 등 공통적인 문화영역이 존재하므로 이를 최대한 살려 상호이해·협력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근대이후 서구 물질문명이 세계를 주도해 왔으나 앞으로는 아시아의 정신문화에 대한 재평가가 있을 것이다.
-21세기를 향한 한일간의 바람직한 협력방안은.
▲우수한 능력과 근면성을 지닌 한국은 이미 아시아의 중심적인 국가의 하나가 되어있다.
다가오는 미래에 한일양국은 아시아의 주도적국가로서 더욱 긴밀한 협력관계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과 일본은 상호 불신의 벽을 허물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을 적대시하며 일본은 한국에 대해 무관심해온 점을 부정할 수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인적 교류와 상호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일본이 한국에 대해 이해하고 알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하가 교수는 일본 야마가타(산형)현 출신으로 동경대에서 비교문학·문화를 전공했으며 한일 21세기위원회 위원이기도하다. 『대군의 사절』(68년), 『명치유신과 일본인』(80년) 등의 저서가 있다.

<김국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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