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기획] "영어로 된 표현 많이 읽어라"

중앙일보

입력

월간중앙

영어권력시대, 그 정점에 토익이 있다. 대학 졸업 여부는 물론 취업과 승진이 토익 점수에 따라 좌우된다. 토익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왕도는 없는 것일까? 각 분야에서 토익 만점을 받은 고수 7인에게 비법을 들었다.


토익(TOEIC)공화국 대한민국.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토익은 대학 졸업을 위해, 혹은 취업을 위해 필수적으로 치러야 하는 통과의례다. 대학 졸업 여부도, 취업도, 승진도 토익 점수에 따라 좌우된다.

최근 토익 점수가 영어 실력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반성이 일며 일부 기업에서는 토익 점수를 서류 통과를 위한 기준으로만 활용하는 추세가 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극심한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그 기준이 되는 점수 역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흔히 ‘신이 내린’ 직장으로 일컬어지는 공사의 경우 950점이 넘지 못하면 서류전형마저 통과하기 힘들 정도다. 만점인 990점을 받고도 각종 입사시험에서 떨어졌다는 사람의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너도나도 응시하고, 또 주위에 900점 이상 고득점을 받은 사람이 한두 명씩은 있는 바람에 흔히 토익은 요령만 익히면 금방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 시험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토익 시험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토익은 의외로 결코 만만한 시험이 아니다. 토익 강사들은 “700~800점대까지는 흔히 말하는 ‘비법’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900점 이상은 요령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기본 실력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만점은 또 다른 이야기다. 토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정기 토익에 응시한 사람은 총 178만2,414명. 이 중 990점 만점을 받은 사람은 1,980명에 불과했다. 전체 응시자의 0.1%만이 만점을 받은 셈이다.

“뉴 토익은 요령보다 기본기로 승부해야”

지난해 5월 토익위원회가 ‘요령’만 터득하면 얼마든지 고득점이 가능하다는 비판에 따라 출제 방식을 일부 개정해 듣기와 독해 영역의 난이도를 높인 ‘뉴 토익’을 도입한 이래 토익 고득점 혹은 만점은 더 힘들어졌다. 채점 방식 역시 일부 개정해 900점대를 줄이고 600~800점대를 넓혔기 때문이다.

토익 강사·은행 지점장·소방관·학생…. 기자가 만난 0.1%의 바늘구멍을 뚫은 토익 만점자 7인이다. 이들은 각기 다른 상황에서 각기 다른 방법으로 영어 고수, 토익 고수에 올랐다. 이들 7인의 ‘토익 만점 정복기’에는 어떤 비법이 있는 것일까?

자타가 공인하는 토익계 최고의 고수는 김대균(43) YBM어학원 강사. 토익 최다 응시 만점 강사인 그는 1997년 1월부터 지금까지 매달 토익 시험을 치러 응시 횟수만 100여 차례가 넘는다. 이 중 만점을 받은 횟수도 수십 차례. 시험의 경향을 파악하고, 문제를 분석하기 위해 시험을 보기 때문에 매달 만점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만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2001년 매달 시험을 보고 외워서 나온 기출문제로 수업하는 것이 문제가 돼 2년간 한국에서 토익 시험 응시 기회를 박탈당했던 그는 이 기간에 매달 일본에 건너가 토익 시험을 봐 ‘일본 토익 만점 강사’라는 타이틀까지 추가했다. 이를 계기로 일본의 유명 출판사 고단샤(講談社)와 손잡고 일본에서 토익 교재를 출판해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독서가 제일 중요, 영어로 된 표현 많이 읽어라”

한·일 양국에서 인정받은 최고의 토익 강사가 말하는 토익 만점 비법은 무엇일까? 안타깝게도 그는 “뉴 토익이 시작된 이래 비법보다 정석대로 실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더 이상 비법의 시대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구 토익은 기출문제의 출제 빈도가 높았기 때문에 그것만 잘 분석하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일종의 정보전이었던 셈이죠. 그러나 뉴 토익은 기출문제가 거의 출제되지 않습니다. 유형은 같지만 매회 새로운 문제가 나오죠.”

그는 “뉴 토익에서는 기출문제만 달달 외우는 예전 방식의 공부로는 점수를 얻기가 쉽지 않다”며 “평소에 기본기를 얼마나 잘 갖추었느냐가 뉴 토익 정복의 관건”이라고 설명한다. 과거와 달리 토익 문제만 풀어서는 안 되고, 단어·문법·독해 등 일반적인 영어 공부에도 관심을 둬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는 뉴 토익에도 기본 유형이 있는 만큼 파트별로 기본 유형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어휘를 풍부하게 외워야 하며, 듣기 부분은 모의고사 한 회 분을 외울 정도로 반복해서 들을 것을 당부했다. 또한 시험 자체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한 만큼 될 수 있으면 자주 시험을 보라고 충고한다. 다시 그의 조언이다.

“높은 토익 점수를 받는 것이 목표라면 어학연수를 갈 필요 없습니다. 국내에도 훌륭한 교재가 많은 만큼 의지만 있으면 영어 점수는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올릴 수 있습니다. 바로 내가 그랬거든요.”

초등학교 때까지 유복하게 자란 그는 중학교 때 아버지가 사기당하는 바람에 가세가 급격하게 기울었다. 영어 자습서 살 돈이 없어 집에 굴러다니던 영영사전으로 공부해야 했다. 처음에는 실력이 안 돼 속도도 늦고 성적도 잘 안 나왔지만 1년 정도 영영사전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자 실력도, 성적도 쑥쑥 늘었다.

고려대 영문과에 진학한 그는 처음에는 학생회실을 기웃거려 보기도 했지만 이내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고 미국의 시사 잡지 <타임>을 읽는 동아리에 들어가 집중적으로 독해 실력을 쌓았다. 또 낮에는 영어 테이프를 들을 수 있는 학내 음향도서실에 들러 하루 종일 영어 테이프를 들었다. 졸리면 엎드려 자면서도 영어 테이프를 들었다.

그는 “대학 시절 해외로 어학연수를 갈 형편이 안 돼 남들이 말하는 어학연수는 못 갔지만, 나만의 저렴한 어학연수를 다녀왔다”고 말한다. 바로 영국문화원이다. 비싼 회화반 대신 연회비가 5,000원으로 저렴했던 자료실 회원권을 끊어 시간이 날 때마다 영국문화원에 들러 영국영화를 봤다. 영어문화권에 대한 간접체험을 늘리기 위해서였다.

토익 고득점자 가운데도 외국인과 말 한마디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토익 시험이 듣기와 읽기 능력을 테스트하는 시험인 만큼 토익만 해서는 회화나 작문 실력이 자동으로 늘지 않습니다. 그러나 토익에서 고득점을 받은 사람은 영어의 기본기가 돼 있기 때문에 최소한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회화도 빨리 늡니다. (토익을) 그렇게까지 몰아붙일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

그는 또 “요즘 회화를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기초 없이 회화만 연습해서는 실력 향상에 한계가 있다”며 “영어를 많이 읽고, 듣고, 생각해서 말하는 훈련을 해야 더욱 발전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북 전주시 정상어학원장 정상호(33) 씨. 2004년 8월부터 매달 토익 시험을 보는 그는 지금까지 30회 응시해 20번 만점을 받았다. 그는 토익 만점의 비결에 대해 “기본적으로 문법과 독해 실력을 갖췄으면, 그 다음은 문제를 정확히 푸는 연습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답이 C인 문제에서 느낌으로 C를 찍고 넘어가면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A, B, D는 왜 답이 안 되는지까지 알아야 비로소 그 문제를 정확히 풀었다고 할 수 있죠.”

그는 이렇게 풀면 아는 문제를 실수로 틀리는 경우도 거의 없다고 말한다. 물론 25초당 1문제를 풀어야 하는 실제 시험에서 정답뿐만 아니라 오답까지 왜 틀렸는지 따져가면서 푸는 것은 쉽지 않다. 그만큼 평소 훈련이 돼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평소 어떤 훈련을 쌓아야 할까? 그는 “850점이 안 되는 사람은 문법의 기초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지만, 850점 이상을 받는 사람이 그 이상의 점수를 받고자 한다면 풍부한 어휘와 표현을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단어를 외울 때는 뜻뿐만 아니라 문장 속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용례까지 외워야 한다.

“문법의 기초를 갖춘 상태에서 어휘 실력을 쌓으면 900점까지는 받을 수 있어요. 그러나 950점 이상에서 만점을 받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죠. 경험상 이 정도의 점수를 받으려면 1~2년 영어 공부를 해서는 안 되는 것 같아요. 꾸준한 영어 독서를 통해 실력을 쌓은 사람만 받을 수 있죠.”

어려서부터 영어선생님이 꿈이었던 그는 대학도 영문과에 진학해 4년 동안 도서관에서 독하게 영어 공부만 했다.

“하루 종일 영어 공부만 하려면 지루하잖아요? 그래서 아침에 도서관에 갈 때 독해·듣기·문법·단어책을 한 권씩 가져가 혼자 1교시는 문법, 2교시는 독해 식으로 시간표를 짜 1시간씩 돌려봤죠. 또 <뉴스위크>와 <타임>을 읽는 동아리에 들어가 독해 훈련을 했고요.”

▶토익 최다 응시 만점 강사이자 ‘한·일 양국 만점’ 강사인 김대균 YBM어학원 강사. 그는 11년째 YBM에서 토익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진정한 영어 실력의 내공은 꾸준한 독서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한국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휘가 풍부해야 하고, 풍부한 어휘는 곧 풍부한 독서에서 나오듯 영어도 언어인 이상 똑같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는 토익 점수와 영어 실력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비판에 대해 “토익 문장을 따라 읽으면 그것이 곧 회화 연습이고, 한글 해석을 보고 영어로 바꾸면 그것이 곧 작문 연습 아니냐”며 “토익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토익을 어떻게 공부하느냐 또는 토익 점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한다. 실력이 아니라 어떻게든 요령으로 점수만 받으려는 사람과 토익 점수를 맹신하는 우리 사회가 문제라는 것이다.

동시통역사에서 토익 강사로 변신한 신정원(34) 이익훈학원 강사. 직장인용 비즈니스 영어 코스를 개발하던 중 토익 시험을 본 그는 ‘토익의 아름다운 문장’에 반해 토익 강사로 뛰어들었다.

신씨가 토익을 극찬하는 까닭은 토익에 일상 비즈니스 상황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표현들이 집약돼 있기 때문이다.

“토익을 출제하는 미국교육평가위원회(ETS)는 절대 논란이 될 만한 표현은 출제하지 않아요. 가장 널리 일상적으로 쓰이는 표현만 문제로 만들죠. 이는 제한된 단어와 문장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면 고득점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죠.”

신씨 역시 토익을 처음 봤을 때는 만점을 받지 못했다. 꼭 한두 문제씩 틀렸다. 토익을 10회 이상 본 후에야 만점을 받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무작정 제 영어 실력만 믿고 자연스러운 표현인지 아닌지 느낌으로 풀었어요. 그런데 여러 번 시험을 보다 보니 일정한 문제의 유형이 보였어요. 무엇을 확인하려고 냈는지를 생각하며 문제를 풀면 답이 보이더라고요. 일종의 규칙 같은 것이 있는 것이죠.”

그 규칙을 깨달은 뒤 토익 시험에서 거의 만점을 받는다는 신씨. 그는 “제한된 시간에 고득점을 받기 위해서는 그것을 추려줄 수 있는 교재나 강사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어휘만 해도 언뜻 보면 다 외우고, 다 공부해야 할 것 같지만, 한두 번 나옴직한 단어는 굳이 외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문법은 제대로 된 교재를 딱 한 권만 처음부터 끝까지 보면 충분해요. 문제는 문법을 아는 것과 그 문법이 문제에 적용됐을 때 답을 맞힐 수 있는 것이 다르다는 데 있죠. 답을 보고 ‘아~’ 하는 문제는 막상 시험에 나오면 맞히지 못해요.”

“문장을 통째로 외워라”

그는 이 같은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문제풀이를 자신의 취약점을 알기 위한 수단으로 삼아야지, 절대 문제풀이 자체를 공부의 목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틀린 문제를 답만 확인하고 넘어가면 실력이 늘지 않아요. 문법책을 뒤져 내가 무엇을 잘못 알고 있는지 확실히 집고 넘어가야죠. 가장 좋은 방법은 틀린 문장 자체를 통째로 외워 버리는 것입니다. 문장은 완전히 외워 내 것으로 만들면, 비슷한 문장이 나왔을 때 똑같은 실수를 하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는 영어 표현을 가장 확실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방법으로 한글 문장을 영어 문장으로 바꾸는 연습을 해 보라고 충고한다.

“흔히 영어 실력을 쌓는 가장 좋은 방법은 풍부한 독해라고 하는데, 저는 영작을 많이 해 보라고 말해요. 독해는 어디까지나 영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잖아요. 눈으로 보면 아는 표현도 막상 그것을 말로 하라면 못하죠. 반면, 자신이 한 번 써본 표현은 확실히 자기 것이 되거든요. 영작이야말로 능동적으로 영어 표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대학 졸업 때까지 단 한 번도 외국에 나가보지 않은 순수 토종 동시통역사인 신씨는 자신이 처음 영어공부를 시작할 때 그렇게 시작했다고 말한다.

“대학교 4학년 때 동시통역대학원에 가야겠다고 결심하고 학원에 등록했어요. 첫 수업에 들어갔더니 <타임>을 복사한 것을 나눠 주고 한 명씩 해석하라고 하자 다른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직독직해를 해 나가는 것이에요. 전날 숙제로 내줬나보다 했죠. 그런데 다음날도 또 그러는 것이에요. 저는 간신히 사전을 찾아가며 봐도 읽을 둥 말 둥 했는데요. 제가 올 곳이 아닌가보다 하고 다음날부터 안 나갔죠.”

대신 그는 도서관으로 가서 당시 대학생 사이에 가장 ‘권위적인’ 단어책으로 추앙받던 을 통째로 외워 버리기로 마음먹었다.

“동시통역사가 목표인 이상 정통 영어 표현을 익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단어책에 나오는 예문의 한글만 보고 스스로 영작해 원문과 맞춰 보는 연습을 했죠. 그리고 제가 쓴 문장과 다르면 원문을 통째로 외웠어요.”

석 달 동안 그 작업을 세 번 반복하자 확실하게 영어 실력이 한 단계 향상됐다는 것이 스스로 느껴졌다. 그 뒤 다시 학원을 찾았다. 그때는 그도 <타임>이 술술 읽혔다.

“말할 수 있는 단어는 들을 수도 있다”

“남의 나라 말을 배우는 것인 만큼 반복이 중요해요. 저는 지금도 오답 노트를 만들어 가지고 다니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들춰봐요. 오답 노트를 만들 때 오른쪽에는 틀린 문제를 한글로 번역해 쓰고, 왼쪽에는 그 문장을 영어로 씁니다. 그리고 복습을 할 때는 영어 문장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한글 문장을 보고, 머릿속에서 그것을 영어로 바꾸는 것이죠. 이 과정을 반복해서 그 문장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되죠.”

한국외국어대 통역대학원 휴학생인 이기헌(29) 씨. 그는 2003년 처음 본 토익에서 만점을 받은 이래 지금까지 두세 달에 한 번꼴인 약 30회를 시험봤다. 그리고 그중에서 16번 만점을 받았다.

▶신정원 이익훈 학원 강사. 그는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독해보다는 영작을 많이해 보라고 충고한다.

그렇다고 그가 영어 영재는 아니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처음 ABC를 배웠으며, 대학 영문과에 진학한 뒤 캐나다로 1년간 어학연수를 다녀온 것이 전부다.

그가 만점을 받은 후에도 계속 토익 시험을 보는 것은 장래 김대균 같은 토익 강사를 꿈꾸기 때문. 그는 “한참 토익 공부를 할 때는 유명 강사들의 수업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 찾아다니면서 들었다”고 말한다. 그런 만큼 그는 토익에 대해 나름의 식견이 있다.

그는 “영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어와 어휘”라고 말한다. 그러나 무턱대고 외워서는 안 된다고 한다.
“대학교에 갓 입학했을 때 에 도전했다 포기했죠. 토익 만점을 받은 뒤 다시 펼쳐봤는데, 여전히 모르는 단어가 태반이더군요. 토익 만점이 목표라면 빈도가 높은 단어만 외우면 된다는 것이죠. 자주 쓰이는 단어부터 외우고, 난이도를 높여 나가야 해요.”

그는 또 “당연히 많이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냥 들으면 안 된다”는 단서를 단다. 소리 내 따라 읽으면서 들으라는 것이다. 여기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들을 수 있는 단어라고 해서 전부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확한 발음과 제대로 된 속도로 발음할 수 있는 단어는 90% 이상 들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듣기 연습을 할 때는 문장을 따라 읽는 연습을 하면서 들어야 해요.”

그는 “이렇게 연습하면 결국 회화 연습까지 되기 때문에 일거양득”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문법은 중학교 수준만 알면 토익을 정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너무 어려운 책을 공부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그는 문법을 따로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가능하면 영어로 된 문법책을 보라고 말한다. 그가 추천하는 책은 캠브리지 출판사에서 나온 . 그는 이것도 초급편과 중급편만 보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한국사람들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독해에 대해서도 그는 한마디 따끔한 충고를 날린다. 우리가 중학교 때 이후 쭉 해왔다고 생각하는 독해와 영어 독서는 다르다는 것. 그에 따르면 독해는 사전을 찾아보며 문장을 하나하나 분석해 가며 하는 공부다. 반면 영어 독서는 평소 신문 읽듯 영어 텍스트를 읽는 것이다.

그는 독해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독해보다 영어 독서를 많이 하라고 권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실력에 맞는 글을 읽는 것. 너무 어려운 글을 무턱대고 읽는 것보다 속독할 수 있는 글을 많이 읽는 편이 낫다. 그는 “1쪽에 모르는 단어가 3개 이상 나오지 않는 수준이 적당하다”고 말한다.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점수가 안 나온다는 사람을 보면 무조건 문제만 많이 푸는 사람이 많아요. 1,000문제를 대충 풀기보다 단 몇백 문제를 풀어도 확실히 분석해 가며 푸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그는 또 “토익은 준비가 안 됐어도 일단 계속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시험을 보면서 시험장에서 시간을 어떻게 분배할지, 또 자신의 약점은 무엇인지 분석해 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목표로 하는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저야 토익 강사가 꿈이니 계속 보지만, 제 생각에 토익은 1년 이상 공부할 필요는 없는 시험인 것 같아요. 단기간에 끝내겠다는 목표를 잡고 빨리 끝내세요.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영어로 공부하세요.”

“대중매체 자주 이용하는 것도 바람직”

이상진(35) 이익훈학원 토익 강사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무역회사에 다니던 직장인이었다. 대학 졸업 당시 그의 토익 점수는 825점. 그것도 처음 점수 675점에서 무려 150점이나 올린 점수였다. 보통 직장인과 차이가 있다면 취직 후에도 매달 토익 시험을 봤다는 것. 그는 “취미생활처럼 토익 시험을 봤다”고 말한다.

그에게 매달 보는 토익 시험은 반복되는 일상의 탈출구였다.

“시험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살벌한 긴장감이 좋았어요. 또 매달 토익 점수가 조금씩 올라가는 것을 보며 내가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죠.”

입사 당시 825점이었던 그의 점수도 860, 890, 930점으로 쑥쑥 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2003년 4월 꿈에 그리던 990점 만점을 받았다.

직장생활을 하는 탓에 학원에 다닐 수 없었던 그는 한 포털 사이트에 개설된 토익 카페에 가입했다. 처음에는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었지만 게시판에 올라온 질문에 한두 번 답을 달아 준 것이 인연이 돼 오프라인 스터디 그룹으로까지 이어졌다.

“처음에는 재미 겸 제 공부 겸해서 토익 과외를 시작했죠. 학생들이 너무 잘 가르친다며 아예 전업으로 삼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했어요. 저도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재미있었고요.”

2005년 4월 무역회사를 그만둔 그는 다음달부터 이익훈학원에서 토익 강사생활을 시작했다.

825점이었던 토익을 회사에 다니며 만점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이상진 강사는 “대중매체를 많이 활용했다”고 지적한다. 학원에 다닐 수 없는 약점을 대중매체를 적극 활용해 극복했다는 것이다.

“매일 아침 7시45분부터 8시15분까지 방송하는 라디오 중급 영어회화를 매일 들고, 거기에 나오는 표현은 그날그날 완벽하게 외웠죠. 또 EBS 라디오 토익 강의를 1년 정도 꾸준히 들으며 듣기를 훈련했고요. 또 독해는 인터넷 토익 카페에 올라오는 것을 많이 활용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은 시험에 나오지 않는 것을 공부해 토익 점수가 상대적으로 천천히 오른 경우라며, 단기간에 고득점이 목표인 사람은 학원에 다니든, 인터넷 카페를 통해서든 시험에 나오는 것만 따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뉴 토익이 예전처럼 기출문제가 다시 출제되지는 않지만 어휘나 유형은 그대로입니다. 모든 시험이 그렇듯 시험에 나오는 것은 뻔하죠. 때문에 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해요. 백날 시험에 안 나올 것만 공부하면 그만큼 오래 해야 합니다.”

현역 소방관으로서 지난해 3월26일 실시된 토익에서 만점을 받아 화제가 됐던 조 현(35) 전남도청 종합상황실 소방교. 2003년 9월 영어 실력을 측정하고 싶어 쳤던 토익 시험에서 그는 만점과 한참 거리가 먼 680점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절치부심한 끝에 2년 반 만에 990점 만점을 받을 수 있었다. 그것도 힘든 격일제 근무를 하면서 이룬 결과였다.

그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그의 목표는 미국 응급구조사(EMT) 연수를 가는 것. 소방방재청은 매년 각 시·도에서 1명을 선정해 4~6개월간 EMT 연수를 보내준다. 그 선정 기준이 바로 토익 점수다. 500점 이상이면 이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지원자가 많아 점수가 높을수록 유리하다.

“처음에는 저도 단순히 고득점이 목표였어요. 그런데 둘째 달에 770점, 셋째 달에 840점이 나오더라고요. 아무래도 시험 유형에 익숙해지니 점수가 오른 것이죠. 점수가 오르자 욕심이 생겼죠.”

그러나 석 달 만에 840점까지 오른 점수는 이후 1년간 제자리 걸음이었다. 스스로 문법이 약하다고 결론내린 그는 토익 문법 문제집만 7~8권을 풀었다.

“공부는 실력이 계단식으로 오르는 것 같아요. 점수가 안 나올 때 그것을 참아내고 꾸준하게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죠. 또 자신의 약점을 냉정하게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1년 만에 840점에서 870점으로 오른 그는 870점을 받은 바로 다음달 990점 만점을 받았다. 그리고 그해 여름 EMT에 뽑혀 꿈에 그리던 미국에도 다녀왔다.

▶이상진 이익훈학원 강사. 공부는 재미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 지론인 그는 지루하지 않게 커리큘럼을 짜는 데 주력한다.

장준수(55) 전 신한은행 여의도남지점장은 지난해 8월 54세의 나이에 토익에 도전해 만점을 받았다. 평소 영어를 잘하는 지점장으로 알려졌던 그는 종종 고객들에게 영어 공부법에 대한 상담을 해 주고는 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오랜만에 나도 다시 한 번 봐 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응시했다고 말한다.

그달 그가 받은 점수는 915점. 다른 사람 같으면 만족할 점수였지만, 그는 자존심이 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5년 전 그의 점수는 955점이었다. 그리고 넉 달 만에 만점을 받았다.

물론 그가 정년을 6개월 남긴 나이에 젊은 사람도 받기 힘든 토익 만점을 불과 넉 달 공부해 받은 데는 평생에 걸친 영어 학습이 뒷받침됐다. 1952년생으로 말띠인 그는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외국 땅을 단 한 번도 밟아본 적이 없다. 학교 다닐 때도 영어 성적은 보통이었다. 그러던 그가 영어 도사가 된 것은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이었던 초등학교 교사생활을 하면서부터다.

“영어 환경의 생활화가 중요!”

“당시 퇴근해 집에 오면 5시였는데, 저녁 시간이 너무 무료한 거예요. 그러던 중 AFKN 뉴스 원고와 테이프를 매달 2회씩 집으로 보내 준다는 신문 광고를 보고 신청했죠.”

처음에는 3분의 2도 안 들렸다. 그러나 꾸준히 몇 주를 듣자 단어가 들리고, 그 다음에는 단어의 묶음이 들리고, 마침내 문장이 들리기 시작했다. 신이 난 그는 설거지를 하면서도, 방 청소를 하면서도 영어 테이프를 들었다. 영어를 그의 생활 속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그는 이러한 생활습관을 30년간 지켜왔다.

지금도 그의 알람은 5시에 시작하는 AKFN 새벽 뉴스다. 라디오 겸용 시계를 5시에 맞춰 놓고 잔다. 서울 도봉동에서 여의도까지 40분 남짓한 출근길에는 미리 녹음해 둔 디스커버리 채널의 다큐멘터리나 <오프라 윈프리쇼>를 듣는다. 출근해서는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과 <코리아헤럴드> 신문을 읽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평소 읽고 싶은 책은 영어 원서를 구해 읽는다.

“제가 처음부터 영어공부를 학원에 나가고, 앉아서 단어를 외우고 하는 식으로 했으면 진작에 지루해서 그만두었을 거예요. 저는 평생 한 번도 그렇게 영어를 공부하지 않았어요. 대신 영어를 제 생활 속으로 끌어들였죠. 콩글리시면 어때요? 계속 하다 보면 잉글리시가 됩니다.”

김대균 강사가 말하는 뉴 토익 공략법

“기출 유형을 잡고 충분히 연습하라!”

▶ Part 1
사람만 보지 말고 사물 및 주변도 잘 살피자!
파트 1에서는 주인공이 인물인 사진에서 사람보다 주변 묘사에서 답이 나오는 유형이 어려운 문제로 나온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걸어오는 모습 뒤로 장작더미가 쌓여 있는 사진을 예시하고 답으로 ‘There is a pile of wood’가 나오는 식이다. 사람이 실험실에서 현미경으로 무언가를 관찰하는 사진에서도 정작 크게 보이는 사람의 얼굴과 현미경이 아닌 ‘She is wearing gloves’를 답으로 만들기도 한다.

▶ Part 2
정형화한 답 표현을 익혀야
파트 2에서 늘 답으로 나오는 표현들이 있다. ‘I don’t know’보다 ‘I’m not sure’가 답인 경우가 많다. 기타 답으로 나오는 표현으로는 ‘Not that I know of’ ‘Not that I’m aware of’ ‘I’m not sure’ ‘That hasn’t been decided yet’ ‘Let me check it for you’ ‘It’s up to you’ ‘Either will be fine’ ‘Whichever is faster’ ‘Neither’ 등이 있다.

▶ Part 3
답의 단서를 세심하게 챙기기
파트 3에서는 문제를 먼저 읽고 문제에서 ‘What are they discussing?’ 부류의 질문은 대화의 첫마디에, ‘What will the man do?’ 등의 미래형 질문의 답은 대부분 대화의 마지막 부분에 나온다. 또 파트 3, 4에서는 대화에서 but·however·actually·now·plus·except·please·well 등의 단어가 등장하면 흔히 그 뒤에 답의 단서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 독해
‘왜’라는 질문을 꾸준히 던져야 한다
독해는 뭐니뭐니 해도 좋은 문제를 충분히 많이 풀고 ‘왜’라는 질문을 꾸준히 던져야 한다. 반드시 영영사전을 활용하고, 쉬운 글을 많이 읽어 영어 감각을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독해는 시간싸움이다. 신속 정확하게 문장을 읽고 부담 없이 풀어 갈 수 있도록 좋은 문제로 충분한 연습을 해야 한다. 다행인 것은 파트 5, 6, 7이 구 토익보다 연계성이 많아 종합적으로 학습하기 편해졌다는 점이다. 독해의 비중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신정원 강사가 말하는 뉴토익 RC고득점 비법

“기출 유형을 잡고 충분히 연습하라!”

▶ Part 5
파트 5는 빈칸에 들어갈 품사를 찾는 어형문제가 35~40% 가량 된다. 어형문제는 해석에 의존하지 않고 문장 구조를 파악해 빠르게 풀어야 한다. 여기에서 속도를 단축해야 파트 7을 제대로 공략할 수 있다.
25% 가량 출제되는 문법문제는 문제에서 묻는 문법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문제를 많이 풀어 보는 수밖에 없다. 35~40% 가량 출제되는 어휘문제는 단어를 암기할 때 단일 어휘의 사전적 의미만을 외워서는 고득점을 받을 수 없다. 한국말로는 동일한 의미이지만, 주어진 문장에 어울리는 단어는 하나뿐인 경우가 많다. 영어에서는 항상 짝을 이루는 동사와 목적어, 형용사와 명사, 동사와 부사, 동사와 전치사 등이 있기 때문이다. 어휘는 항상 짝을 이루는 하나의 덩어리로 공부해야 한다.

▶ Part 6
뉴 토익에서 파트 6는 파트 5와 파트 7의 중간 단계로, 독해 요소가 대폭 강화됐다. 빈 칸이 들어있는 문장만 해석해서는 풀 수 없는 ‘Context Question’이 전체 12문제 중 평균 5문제 정도 출제된다. 먼저 빈 칸이 있는 문장으로 답을 찾아 보고, 보기 중 답이 될 수 있는 경우가 2개 이상일 때는 앞으로 올라가 지문을 독해해 문맥을 파악해야 한다.

▶ Part 7
파트 7의 가장 큰 문제는 시간부족이다. 그러므로 파트 5와 파트 6을 빨리 풀어 파트 7을 위한 시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파트 7에서는 질문을 먼저 읽은 다음 지문을 읽으며 문제를 풀던 습관을 배제해야 한다. 질문을 먼저 읽고, 나중에 지문에서 관련된 부분을 찾아내 문제를 푸는 습관을 가진 경우, 전체 문맥을 파악해야 하는 난이도가 비교적 낮은 General Question과 유추문제에서 어이없는 낭패를 보게 된다. 독해 실력을 어느 정도 다진 경우 지문을 먼저 읽는 것이 시간 절약에 더 도움이 된다.

이상진 강사가 말하는 LC 공략법

“첫 번째 대사에는 첫 번째 문제 정답 단서 많다”

▶ Part 1
선별 받아쓰기
뉴 토익에서 10문항 출제되는 파트 1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 공부하는 것은 사실상 시간 낭비다. 기존에 출제됐던 어휘와 표현을 암기한 후에는 본인이 안 들리는 부분만 골라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방법으로 개발해 낸 것이 선별 받아쓰기다.
일단 한 세트(10문항)를 다 푼 후 다시 한 번 들어보면서 들리는 문장은 넘어가고, 잘 안 들리는 문장만 한 번 더 듣는다. 그리고 노트에 받아쓰기를 한 후 정답을 보면서 교정을 본다. 파트 1은 순간집중력이 중요하므로 반복 청취하지 말고 한 번만 듣고 연습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한 세트를 다 연습하면 노트에는 본인에게 안 들리는 부분만 있는 선별 받아쓰기 자료가 남게 된다. 이렇게 하면 시간도 절약되고, 안 들리는 부분도 잡아낼 수 있으므로 일거양득이다.

▶ Part 2
기출 문제 문답 유형 통째로 암기하기
파트 2에서 절반 이상의 점수를 거두기 위해 필수적으로 선행해야 하는 것이 바로 기존에 자주 출제되었던 문제의 유형을 외우는 것이다. 항상 나오는 질문의 유형이 약간의 수정만 가해진 상태로 또 출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문제와 정답 부분을 따로 정리한 자료를 가지고 계속 따라 읽어 자료를 안 보고도 질문이 입에서 줄줄 나올 수 있을 정도까지 연습해 두어야 한다.
질문 핵심 요약하기 기본적인 문제와 답의 유형을 암기할 때는 질문의 핵심을 요약하는 훈련을 병행해야 한다. 세 개의 선택지에서 정답을 골라내야 하는 유형인 만큼 질문의 핵심을 짧게 요약해 우리말로 바꾸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렇게 풀면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물어보는 내용을 잊지 않은 상태에서 세 개의 보기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Part 3
첫 대사 받아쓰기
파트 3은 파트 2의 문답 몇 개가 합쳐지고 중간에 대화문이 들어 있는 유형이다. 파트 3에서 응시자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점은 하나의 대화를 들으면서 세 개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효율적으로 풀기 위해서는 첫 번째 대사의 정확한 청취가 아주 중요하다.
통상 첫 번째 대사에는 첫 번째 문제 정답의 단서가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첫 대사를 잘 들으면 뒤에 나오는 내용의 이해도가 높아진다. 때문에 문제를 다 푼 다음 첫 번째 대사만 받아쓰기하는 습관을 들이면 시험장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첫 대사에 집중하게 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PPS(Paraphrasing Pattern Summary) 파트 3에서 정답을 신속히 골라내기 위해서는 정답의 단서가 어떠한 표현으로 바뀌어 보기에 제시돼 있는지 파악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예문에서 'reduced price'라고 표현된 것이 보기에서는 'discount price'라는 표현으로 나오는 식이다.
첫 대사 받아쓰기를 끝낸 다음에는 따라 읽어보기를 연습한 후 마지막으로 정답의 단서가 예문과 다르게 제시된 부분만 찾아 작은 노트에 따로 정리해 둔다. 이렇게 달리 표현된 부분을 정리해 두면 말 바꾸기에 관련된 메커니즘을 이해하게 되고 나아가 정답을 신속하게 골라낼 수 있다. 또한 파트 7(독해)에서 답을 찾는 속도도 빨라진다.

▶ Part 4
앞 부분 네 문장 받아쓰기
파트 2, 3과 달리 파트 4의 예문은 한 사람이 말을 이어나가는 형태다. 이런 예문은 주제나 목적 등 핵심 내용을 앞에서 언급하고 중간에서 세부적 내용이나 논거를 붙인 다음 마무리하는 내용이 따라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맨 앞 부분의 네 문장 정도가 나올 때까지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면 세 개의 문제는 들리는 단어들만으로 추측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이에 대비하려면 문제를 풀어 본 후 제일 먼저 받아쓰기 노트에 앞 부분 네 문장 받아쓰기를 해 보자. 파트 4는 내용이나 흐름이 상당부분 정형화돼 있으므로 위와 같은 훈련을 통해 앞 부분을 듣고 전체 내용을 유추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아울러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부담을 줄이면서 단서 청취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팁
시험 당일 전략
대부분의 학생이 시험 직전까지 한 문제라도 더 적중할까 하는 기대감에서 독해 어휘나 기출 표현을 열심히 들여다보는 경우가 많은데, 시험 당일 아침에는 이미 들어서 잘 알고 있는 파트 3과 파트 4의 내용을 청취하면서 시험장으로 향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청취의 리듬을 유지한 채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자신감도 생기게 된다.
또한, 시험 직전에는 잠시 동안 Direction이 나오는데, 그 시간에 시간 부족을 염려하여 독해 문제를 푸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Direction이 나오는 동안 몇 문제를 풀지 못할 상황이라면 차라리 그 시간에 파트 3이나 파트 4를 훑어보며 문제와 선택지가 긴 문제가 몰려 있는 부분을 찾아 미리 한 번 해석해 두면 나중에 훨씬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오효림_월간중앙 기자 [hyolim@joongang.co.kr]

매거진 기사 더 많이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