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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프로축구 우승 이끈 조광래 대우코치|화끈한 축구가 팬 부릅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10년째를 맞게될 국내프로축구도 이제는 새롭게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세미프로 식에서 진정한 프로로 탈바꿈해 축구 팬들을 위한 플레이를 펼쳐야 합니다.』
대우로얄즈의 창단 멤버로 83, 87년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으며 지도자로서 올해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린 「악바리」조광래(37·사진) 코치는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올해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는 국내프로축구를 중흥시키기 위해서는 협회·구단·축구인들이 모두 한데 뭉쳐야한다고 강조했다.
「프로스포츠는 흥행」이라는 점을 재삼 강조한 조코치는 이런 점에서 특히 지도자와 선수를 포함한 경기 인들의 프로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은 대우 팀의 조광래 코치를「스포츠 초대석」에 초청했다.
-가장 화려한 멤버를 갖고 있는 대우의 우승은 당연하다고 보는데.
▲우리구단이 다른 구단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른 구단도 선수 면면을 보면 결코 우리에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장기레이스에서는 선수관리가 승패의 관건이며 여기에 정신력은 또 하나의 변수로 본다. 우리 팀은 올 시즌에 맞는 프로그램을 동계훈련을 거쳐 현재까지 차질 없이 적용하고 있는 것이 올해 우승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본다.
-장기프로그램이란.
▲구체적으로 공표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선수들의 컨디션을 조절하고 레이스 돌입 후 훈련스케줄을 미리 까놓는 것이다.
특히 올해처럼 주중경기가 많은 경우 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그 다음날 반드시 쉬게 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하는 것 등이다.
-대우는 올해 수비축구에 중점을 둔 것 같은데.
▲현대축구에서는 공격·수비의 구분이 없다. 6개 구단 중 우리 팀이 일화(44골) 다음으로 많은 43골을 넣었는데 어떻게 수비축구라 함수 있는가. 단지 다른 것이 있다면 내가 88년 독일·프랑스에서 1년간 유학하면서 터득한 수비조직력을 강화시킨 것뿐이다.
미드필드의 지역방어와 자기진영의 대인방어를 혼합시키고 스트라이커의 적극적인 수비가담으로 최전방공격수와 최후방수비수의 간격을 25m정도로 유지케 함으로써 항상 공수에서 상대보다 숫자가 많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2년 동안 독일과 헝가리에서 사령탑을 영입했는데 그 성과는.
▲훈련방법과 경기운영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국내 지도자들은 지구력·체력을 중시, 동계훈련 때 크로스컨트리나 웨이트트레이닝 등에 많이 비중을 두고 있으나 이들은 『축구는 집중력과 폭발력』이라면서 20∼30m의 스피드 훈련과 순발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이들은 슈팅력을 높이기 위해 연습의 80%를 슛과 연결해 훈련을 실시했다. 이런 적은 국내지도자들이 배워야될 것으로 본다.
-국내프로축구 활성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팬들을 의식한 멋있는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지도자로서 팀 성적이 제일 중요한 것은 틀림없으나 승패에 관계없는 화끈한 축구, 즉 빠른 공수전환이 이뤄져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도자들이 선수들에게 공수전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도록 해야하며 프로 정신을 심어줘야 한다.
여기에 구단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진다면 머지않아 사랑 받는 스포츠로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하나는 공격 팀이 득을 볼 수 있도록 규정도 고치고 심판들도 판정 등을 배려해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남미에 나가 6개월∼1년 정도 축구연수를 해 2∼3년 내에 프로 팀 감독을 맡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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