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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 히말라야 #1신] 촉(蜀)의 수도에서 대장정을 돌입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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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쳉두 공항에서 줄서 있는 펜더택시들

여성 파워 또한 다른 지역보다 강하다. 중국에서 쓰촨 여자는 아름답고 생활력 강하기로 유명하다. 청두의 이런 기후는 남동쪽에 위치한 쓰촨 분지(Sichuan basin) 때문이다. 청두는 사방이 큰 산맥으로 감싸져있는 푹 꺼진 지형이다. 큰 대야의 중심에 위치한 격이라고나 할까. 이른 새벽부터 태양으로 덥혀진 공기가 주위 큰 산들에 막혀 잘 빠져나가지 못한다. 대기의 흐름이 막혀 일 년 내내 희뿌연 하늘이 드리우는 것이다.

쳉두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탐사일정을 상의하는 신준식기자 와 스즈끼 히로꼬

공항에서 교통호텔로 향하는 거리에는 수많은 고층빌딩들이 공사중이다. 힘찬 트림을 시작한 중국의 ‘서부 대개발.’ 기점 도시인 청두엔 자본과 인력이 몰리고 있다. 거리를 가득 메운 네온사인에는 삼성ㆍLGㆍ현대 등 한국 기업들의 대형광고판이 소니ㆍ폭스바겐ㆍ모토로라 등 경쟁기업들과 결투를 준비하듯 현란한 색채를 뽐낸다. 교통호텔은 중국 춘절 연휴가 끝나서인지 한산하다. 봄ㆍ여름이면 세계 각국의 배낭여행자들로 넘쳐나는 이곳이지만 아직은 겨울 끝자락이라 빈방이 많다.

청두는 오래전부터 티베트 또는 원난성(雲南省)등으로 가는 기점도시 역할을 해왔다. 우리도 이곳에서 탐사에 필요한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20일 후에 도착할 동부 티베트 출입금지 구역에 대한 허가를 받는 일.

물론 티베트 라사에서도 받을 수 있지만 비용이 워낙 비싸 이곳에서 해결하고 나서는 것이 좋다. 탐사에 필요한 식량과 장비도 보충해야한다. 특히 오지에서 쓸 공산품은 이곳에서 구입하는 게 여러모로 싸다. 내일부터는 정신없이 시내를 돌아다녀야 할 것 같다.

쳉두에 도착한 탐사대 임성묵, 스즈끼 히로꼬

쳉두는 오래전부터 티베트 또는 원난성(雲南省)등으로 가는 기점도시다. 우리도 이곳에서 탐사에 필요한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20일 후에 도착할 동부 티베트 출입금지 구역에 대한 허가를 받아야한다. 물론 티베트 라사에서도 받을 수 있지만 워낙 비싸 이곳에서 해결하고 나서는 것이 좋다. 또 탐사에 필요한 식량과 장비의 구입도 필요하다. 특히 오지에서 쓸 공산품 구입은 이곳에서 해야 한다. 아마 내일부터는 정신없이 시내를 돌아다녀야 할 것 같다.

우리 3인조 탐사대는 1만5000km의 ‘트랜스 히말라야’ 대장정 출발점에 나란히 섰다. 긴 여정의 시위를 당겨 그동안 우리에게 ‘금단의 땅’으로 남아있던 동부 티베트 즉 히말라야산맥의 동부와 북동쪽에 위치한 니엔칭탕구라산맥 그리고 캉리갈포 산군, 마르캄산맥에 대한 탐사에 나선다. 20km의 빙하지대를 10군데 이상 도보로 탐사해야하는 거친 여정이다.

하지만 그곳에 가지 않으면 우리에게 정보는 없다. 또 우리가 보지 않으면 사진은 없다. 대자연ㆍ대산맥에 대한 그리움과 궁금증은 거친 탐사를 참아내는 힘을 우리에게 줄 것이다. 도전하는 인생보다 아름다운 생은 없다. 특히 불확실성에 대한 도전은 이유를 떠나 가장 아름답게 마련이다. 도전의 여정은 내일모레 칭하이성(靑海省)의 시닝(西寧)으로 출발을 알리는 기차소리와 함께 시작할 것이다.

글=임성묵(월간 사람과 산)
사진=신준식 ∙ 스즈끼 히로꼬


탐사각오

23일 한국 출발한 탐사대 쓰촨성(四川省)의 쳉두(成都)도착

임성묵(탐사대장)
이제 긴 여정을 시작한다. 대원 모두들 다치지 않고 아프지 않고 무사히 일정을 끝냈으면 한다. 특히 고소에서 오래 생활하기 때문에 보온에 특히 신경 써야 할 것이다. 또 음식으로 인한 탈이 없었으면 한다. 여하튼 사고 없이 모든 일정이 끝났으면 한다.

신준식(촬영)
사진가는 사진이 말해준다. 티베트인들의 고단한 일상과 그들의 종교적 신념 그리고 아름다운 산을 잊히지 않는 하나의 앵글로 만들고 싶다.

히로꼬 스즈끼(촬영,중국어통역)
아름다운 사진을 찍고 싶어요. 또 탐사대가 탐사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통역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지만 높은 곳에 가기 때문에 조금 겁이 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두 경험 많은 산악인들이 옆에 있어 의지가 됩니다.


우리들의 이야기(임성묵 - 히로코 이야기)

와! 드디어 쳉두에 도착했다. 중국은 말이 안 통하면 정말 답답하다. 택시를 타는 것부터 가격 흥정까지. 이런 이유 때문에 히로코가 이번 탐사에서 맞은 역할이 중요하다. 벌써 공항 택시 승차장에서 가격 흥정에 열심이다. “쿠이” 연신 비싸단다. “류시콰이 시마” 60위안이면 충분하다며 가격흥정을 끝낸다. 이번 탐사에서 히로코에 대한 우리의 의존도는 갈수록 커질 것 같다. 흥정을 끝낸 우리는 택시를 타고 필자에게 아름다운 추억이 깃든 교통호텔로 향했다.

신준식(사람과산 사진기자)씨는 택시 안에서부터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비행기 안에서도 아름다운 스튜어디스를 촬영하고자 몰래 노력한걸 보면 그는 영락없는 사진가다. 하지만 출발 전까지 바쁜 일상으로 인해 잠을 자지 못해서 모두 컨디션은 그리 좋지 않다. 빨리 휴식을 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멀리 들판에는 이미 유채꽃이 피었다. 이제 이곳 쓰촨에 봄이 오고 있는 증거다. 택시는 교통호텔에 도착했다. 비교적 한산하다. 3인용 도미토리룸을 120위안에 빌렸다. 이번 탐사경비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동부티베트의 퍼미션 비용이 유동적이라 돈을 아껴야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우리는 춘시루로 향했다. 쳉두의 명동 같은 곳이다. 패션리더를 자처하듯 세련되게 차려입은 중국 멋쟁이들이 눈에 띤다. 북경(北京)에서 유명한 베이징 덕을 먹기로 했다. 세명이 2만5000원 정도면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피곤해서 인지 다들 많이 먹지 못한다. 춘시루 주위를 잠시 둘러보고 호텔로 돌아왔다.

교통호텔 로비에는 작은 카페가 있다. 히로꼬와 나는 삼 년 전처럼 그곳에 시선이 고정됐다.
작은 테이블 그리고 네개의 의자에.
그날의 설레임이 우리의 지난 기억의 한편을 깨운다.


※트랜스 히말라야 홈페이지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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