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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능 장애 이길 사랑의 묘약은…藥 보다는 '애정의 교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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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성(性)이란 무엇일까.지난달 16∼1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6차 유럽 성의학회에선 인간의 성생활은 자손 번성에 대한 단순한 동물적 본능을 넘어 자신감과 사랑의 결실을 보기 위한 행위임을 확인하는 장이었다. 이번 학회를 통해 성의 의미와 성기능장애 치료에 대한 최신 경향을 알아본다.

◇정신적 교감이 중요=성기능 장애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은 능동적 역할을 하는 남성의 발기부전이다. 실제 주사제.수술.약물 등 모든 치료가 발기력 회복에 목적을 둔다. 그렇다면 발기부전 치료제들은 강한 남자를 만들어 주는 마법의 약일까.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병원 성의학과 엘렌 뒤그레 교수는 "약물 치료를 통해 음경의 강직도를 회복시키는 것이 발기부전 치료의 성공은 아니다"며 "성치료의 목적은 만족스러운 성행위를 배우자와 함께 공유하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기부전 치료약들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배우자의 충분한 성적 자극이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 즉 성적으로 흥분하지 못하면 약을 복용해도 발기와 사정이 안된다는 것. 따라서 성행위 전 남녀 간 충분한 감정 교감과 성적 자극이 있어야 만족한 사랑의 행위가 완성된다.

◇여성 성기능 장애='함께 하는 성'을 위해 여성 성기능 장애 치료도 이번 학회에서 부각된 이슈. 이탈리아 부인과.성의학 센터 알렉산드라 그라지오틴 박사는 "여성이 흥분→고조→극치감→해소 등 네 단계의 성반응을 제대로 느끼려면 성욕도 있어야 하고 성행위를 하겠다는 동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 성기능 장애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성욕은 있지만 배우자가 싫을 때, 배우자는 사랑하나 호르몬 분비 등에 문제가 있어 성욕이 없을 때, 또 우울증 등으로 성욕과 성행위에 대한 관심이 모두 없을 때 등이다. 그는 "여성 성기능 장애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선 신체적인 건강과 호르몬 수치를 점검한 뒤 배우자에 대한 애정 등 정신적인 측면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치료법=이번 학회에서 최신 연구로 주목받은 것은 유전자 치료다. 아데노 바이러스 같은 운반체에 음경의 흥분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붙여 정상적인 발기를 유도하는 방법과 음경 내피세포를 배양해 음경 내에 집어넣음으로써 새로운 내피세포를 만들어 내는 조직 공학기법이 소개됐다. 학회에 참석한 서울중앙병원 비뇨기과 안태영 교수는 "이런 치료법이 인체 시험에서도 성공하면 발기부전 환자들의 자연스러운 성생활이 언제든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먹는 약의 장.단점에 대한 학자들 간의 공방도 뜨거웠다. 화이저사는 비아그라의 광범위한 사용 경험을 강조하며, 음식물의 방해를 줄이기 위한 혀 밑에 넣는 약도 소개했다.

릴리사는 시알리스가 약물 작용시간이 가장 길어 주말에 한번 복용으로 휴일 성생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고, 바이엘사는 레비트라의 짧은 약효 발현시간이 장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스탄불=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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