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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만 대학생조합 “선거참여”캠페인(지구촌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11월 영 총선 대세가름 변수/복지·교육기회 확대등 주장/야당과 정책 일치… 집권보수당 타격
오는 11월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영국총선에서 영국 대학생단체인 전국대학생조합(NUS)이 선거결과에 직접 영향을 주는 「선거참여 캠페인」을 벌이고 있어 영국 정계의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NUS는 대학생이 집단거주하고 있고 기존 의원이 압도적 표차로 당선되지 못한 지역구 70군데를 선정,선거참여캠페인을 집중 전개하고 있어 NUS의 캠페인이 총선에서 정권의 향방을 좌우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대학·전문학교 등 고등교육기관에 입학하는 사람들은 모두 자동적으로 학생조합에 가입토록 되어 있어 NUS의 조합원은 영국 전체대학생수와 맞먹는 1백50만명에 달한다.
이들 대학생은 대부분 투표권을 가진 성인으로 이번 총선에서 첫 투표권을 행사하게 되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NUS의 선거참여 캠페인은 학생복지 확대와 교육의 질향상,교육기회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NUS의 이같은 캠페인 방향은 특정정당과 제휴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야당인 노동당 등 야당의 정책과 일치하고 있어 집권보수당에는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다.
이번 총선은 보수당이 집권한 79년 이후 세번째로 실시되는 것으로 보수당은 지난 83년과 87년에 비해 국민들로부터 가장 낮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욱이 보수당 정권은 자유경쟁 원리의 확립이라는 이념하에 과거 노동당 정권하에서 확대된 각종 복지예산을 축소하는 정책을 취해왔다. 이같은 정책은 대학생들에게도 예외없이 적용됐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과거 풍부했던 장학금제도의 축소와 학생융자금제도 도입,대학생에 대한 주민세 부과 등이다.
NUS의 선거참여 캠페인은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의 이런 정책을 뒤엎으려는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한편 NUS의 캠페인은 대학교가 있는 도시선거구를 대상으로 대학생들이 자신들의 현거주지에서 투표인 등록을 하도록 권장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지역중 워윅대가 있는 코벤트리시 남서부 지역구같은 곳은 대학생 거주자가 3천명인데 지난 87년 이곳에서 당선된 존 부처 보수당 의원은 당시 3천2백10표차로 승리했었다.
워윅대 학생조합의장 앨런 노트는 『조합이 어느 의원이 대학생 문제해결에 더 유리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 적극 홍보할 것』이라고 밝히고 『조합의 이같은 활동이 부처 의원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NUS의 이같은 정치활동과 관련,일부에서는 대학에 진학하면 자동적으로 NUS에 가입토록 되어 있는 현재의 조직구성을 자발적인 가입형태로 바꾸어야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NUS의 정치적 영향력 축소를 겨냥한 이같은 비판은 특정정당의 영향권하에 있는 조직에 가입하는 것은 당연히 본인의 선택에 따른 것이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NUS 캠페인이 실제로 선거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분명하게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총선때 대학생들은 투표를 기피하는 성향이 강했으며 투표를 하는 학생들도 자신이 거주하는 대학도시에서 보다는 자기 출신지에서 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강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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