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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창구텔러,'설움' 옛말,'인기'직 부상

중앙일보

입력

은행지점의 창구텔러직이 구직시장의 새로운 인기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규직 은행원들에 비해 임금 수준은 낮지만 다른 업종과 비교하면 초임이 웬만한 중견기업 수준인데다 복지혜택도 개선돼 정규직과 큰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학력과 연령을 제한하지 않거나 주부들을 대상으로 모집하는 등 구직의 기회도 넓어지는 추세다. 여기에 우리은행이 텔러행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정규직화에 대한 기대도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따라 처음으로 정규직으로 선발되는 우리은행 창구 직원 채용 경쟁률은 29.4대 1에 달했다.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우리은행이 은행 창구 업무를 담당하는 개인금융서비스직군 입사원서를 접수한 결과 350명 모집에 1만300여명이 지원했다. 정규직 전환전의 2배 수준의 경쟁률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합의에 따라 다음달 텔러행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어서 이번 채용부터 정규직 전형으로 진행된다. 급여는 기본급과 성과급을 합쳐 초임기준으로 2300만원 정도. 지원자격에서 학력과 전공, 연령 제한을 철폐한 점도 경쟁률이 높아진 요인으로 분석된다. 최고령 지원자는 57년생으로 89년생인 최연소 지원자와 연령차이가 28살에 달했고 학력수준도 고졸에서 박사 학위 소지자까지 있었다.

비정규직 형태의 텔러행원 모집에도 높은 급여 수준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구직자들이 몰리고 있다. 3월 중 영업점 텔러 400명을 새로 뽑는 국민은행은 새내기 텔러직원의 첫해 수입이 지난해 기준으로 약 2600만~2700만원에 달한다. 공식적인 초임은 2200만원 수준이지만 매년 경영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인센티브를 감안하면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복지제도도 정규직원과 별반 다르지 않다. 국민은행은 올해부터 대폭 개선된 복지제도에 따라 △재해 보상 △본인의 대학ㆍ대학원 학자금 50% 지원 △의료비ㆍ경조비 지원 등 다양한 복지제도를 정규직 수준으로 지원한다. 자택에서 1시간 이내 출퇴근이 가능한 지점으로 배치되고 본인이 타지 근무를 원할 경우 월 10~20만원의 실비로 은행 측이 제공하는 합숙소 이용도 가능하다.

지원자의 학력 및 연령에도 제한을 없애 누구나 지원이 가능해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3~4번에 걸친 공채를 실시했고 평균경쟁률은 20대1이 넘었다"며 "급여수준이 높은 것은 지난해 실적이 좋아 상당한 인센티브가 지급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직장을 떠난지 오래된 '전업주부' 은행원을 모집하고 있다. 연령, 학력관련 제한없이 전업주부를 주대상으로 하는 이번 공채는 단순입출금, 공과금수납, 통장정리 및 동전교환 등 단순입출금을 처리하는 '빠른창구담당' 직원을 뽑는다. 원서마감은 오는 3월5일까지며 200여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올해 중 500여명 이상을 뽑을 계획인 하나은행은 선발된 주부의 가정사와 은행일의 원활한 제도적 지원을 위해 기본 8시간 근무제 외 4시간(오전 또는 오후) 선택적 근무제도을 병행하고 가능한 자택 근처 영업점에 배치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전업주부'들을 주대상으로 한 모집인만큼 타 은행의 비정규직 모집과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는 것이 하나은행 측 설명. 초임 연봉은 2100만원 가량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고객만족 경영을 강화하면서 창구직원 선발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며 "단순 입ㆍ출금만 전담하는 창구를 신설하거나 창구업무를 분리하면서 관련 소요인력이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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