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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장 53곳 조직폭력배 “기생”/익산 화강암단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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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금품뜯고 이권제공 강요/조직관리·주민무마비 구실/자금대주고 “월리 10% 내놔라”/말안들으면 업주 집단폭행… 경찰 수사나서
【익산=현석화기자】 국내최대의 화강암채석단지인 전북 익산군 함열읍·황등면 관내 53개 체석업채들이 조직폭력배들로부터 금품·이권제공 강요,상습적인 집단폭행 등에 시달리고 있는 사실이 밝혀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7일 경찰·채석업계에 따르면 이들 업체 대부분이 전북 이리·익산지역에 조직폭력배 30여명으로부터 조직관리비 명목으로 50만∼5백만원씩을 수시로 뜯겨 왔으며 폭력조직이 알선한 사업자금이나 업소보호 등의 대가로 판매권등 각종 이권제공을 강요당해 불안에 떨고 있다는 것이다.
전북지방경찰청은 이들 채석업체들이 2년전부터 조직폭력배들로부터 시달려왔다는 사실을 파악,특별수사반을 편성했다.
경찰은 먼지·소음 등의 공해유발로 인근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사기쉬운 이들 업종의 특성을 폭력배들이 악용,주민반발 무마를 대가로 엄청난 금품요구등 행패를 일삼아온 것으로 보고 이들 조직폭력배들의 계보 및 신원파악을 하고 있다.
함열읍 H사의 경우 지난해 7월 발파작업에서 빚어진 폭음·진동으로 인근 주민들의 집단항의 움직임이 일자 이리폭력배 S모씨(38)가 접근,주민 진정을 무마시켜주겠다며 판매권을 요구해와 이를 거절하자 자신의 조직을 동원해 회사집기를 부수고 주민들에게 집단행동을 부추기기도 했다.
또 I석재등 10여개 업체는 폭력배들의 갖가지 위협에 시달리다못해 중간상판매가격보다 10%싼 가격으로 화강암 반제품을 이들 조직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조직폭력배들은 업체규모에 따라 3천만∼5억원까지의 긴급 운영자금을 채석업자들에게 6개월기간으로 빌려주고 월 10%의 높은 이자를 뜯어내고 있으며 원금상환·이자지급이 늦어질 경우 업주를 납치,집단폭행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경찰은 또 이들 폭력배들이 부동산거래·각종 공사 입찰에도 개입,입찰·거래를 방해하며 떡값을 요구하기 일쑤라고 밝혔다.
대부분 채석업자들은 채석사업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도 실패하기 쉬운 투기성 사업이지만 이 지역이 앞으로 수십년동안 개발할 수 있는 엄청난 매장량을 갖고 있어 폭력조직에 시달리면서도 신고조차 못하고 이 지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지역의 53개 채석업자들은 매년 85만1천평방m의 허가면적에서 7만8천7백입방m(1백24억여원상당)의 화강암을 캐내 직사각형 반제품으로 가공,일본에 수출하거나 국내석재가공업체·석물공장 등에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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