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정보기술(IT) 전시회인 컴덱스 2003 가을 전시회가 열렸던 지난달 17일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한국관에 부스를 마련한 게임기업체 베스트소프트 관계자들은 예상치 못한 유명인사의 방문에 모두 깜짝 놀랐다. 모자를 푹 눌러쓴 채 불시에 한국관을 방문한 사람은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이었다.
게이츠 회장은 이 회사가 출품한 '액션스틱'게임기를 직접 시연해 보며 상당한 관심을 표명했다.
액션스틱 게임기는 사용자가 직접 손과 발 등 온 몸을 움직여 조작하는 게임기. 막대기에 달린 여러개의 감지기가 사용자의 움직임을 포착해 그대로 게임상황에 적용하는 형태다.
이를 격투게임에 연결해 사용하면 직접 발차기 등을 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어 박진감과 함께 다이어트 효과도 볼 수 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베스트소프트 관계자는 "그 자리에서 MS의 게임기인 X박스용으로 제품을 개발하자는 제안을 했고 게이츠 회장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사실 이번 컴덱스는 규모 면에서 예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한창 때 2천여개 업체와 20만명의 참관인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고작 5백여개 업체가 참여하고 6만명이 관람했을 뿐이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은 자체 부스를 만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 참여업체 중에서는 "내년에 다시 올지 고민스럽다"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국내에서는 중소 벤처업체들을 중심으로 전체 전시업체의 10%선인 50여개 업체가 참여해 두각을 나타냈다.
3차원 아바타 제작도구를 전시한 큐텔소프트의 관계자는 "관람객은 줄었지만 실질적인 바이어들과의 상담과 계약은 오히려 차분하게 진행할 수 있어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