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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비자 면제 미국에도 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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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한.미 FTA는 서로의 필요에 의해 이루어지는 특혜 무역 구조다. 현재 협상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도 결코 포기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찬반 논란을 떠나 많은 관계 당사자가 어떤 형태로든 건설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여기에는 개방된 세계 경제의 열린 무역활동이라는 시대상황이 개재하고 있다. 따라서 이것을 거부하기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우선해야 한다. 이러한 FTA의 기본 원칙은 자유화다.

재화의 자유로운 이동과 함께 인적자원의 자유로운 이동도 함께 생각해야 할 문제다. 물론 미국으로서는 국가적 출입국 정책이 있을 것이다. 더욱이 9.11 테러 이후 미국은 출입국 안전과 관련된 문제에선 엄격한 통제를 하고 있다. 하지만 서로 간 FTA를 시행하자고 하는 현실에서 비자 거부율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계속 한국인에게 비자 취득을 요구한다면 미국 입국을 위해 한국인이 지불해야 할 사회적 직.간접 비용은 낭비에 불과할 것이다.

미국이 진정 FTA를 통해 무역자유화를 할 의지가 있다면 인적 요소 이동에 있어서도 좀 더 전향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수치적 거부율로 비자 면제를 계속 유예하기보다 좀 더 전향적으로 비자 거부 수치율을 하향 조정하는 쪽으로 유연성을 발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인들이 자유롭게 미국에 입국하는 것은 양국 간의 다양한 물적.인적 교류에 도움이 될 것이란 포괄적인 이해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진환 한국방송대 교수·무역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