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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영화제 이혜숙 최우수 여우상|『은마는 오지 않는다』로 영예차지|장길수감독은 각본상‥‥한표차로 「그랑프리」놓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제15회 캐나다 몬트리올영화제에서 한국영화『은마는 오지 않는다』(한진흥업제작)의 주연여배우 이혜숙양(29)이 최우수여우상, 이 영화를 감독하고 각본을 쓴 장길수감독(38)이 각본상을 각각 수상했다.
한국영화가 세계8대영화제에서 2개부문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일오후 몬트리올 메조에브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대상은 독일의 『연어알』, 감독상은 이탈리아영화 『볼레레 볼라레』를 연출한 마우리치오 니체티, 최우수남우상은 스페인·스위스·프랑스합작영화 『그림자 없는 남자』의 프란시스코 라발에게 각각 돌아갔다.
이양은 『덩굴 장미』의 미국여배우 로라던과 공동 수상했다.
『은마는 오지 않는다』는 개막당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 마지막 심사에서 전체 7개부문 가운데 대상·감독·여자주연·각본등 4개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2차 투표까지 가는 7인심사위원단의 투표결과 4대3으로 아깝게 그랑프리를 놓쳤다.『은마…』는 6·25당시 어느 마을에 진주한 미군에게 겁달당하고 끝내 양공주로 전락하고마는 한 촌부의 이야기를 그린 안정행씨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국내에서 반미시비가 일어 지난3월대종상 참여 거부파동을 일으켰었다.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여배우가 최우수주연상을 획득한 것은 87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씨받이』의 강수연양, 88년 몬트리올영화제에서 『아다다』의 신혜수양, 89년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아제아제 바라아제』의 강수연양에 이은 네번째다.
84년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이혜숙양은 79년 영화 『하얀 미소』로 데뷔해 『장희빈』 『허튼 소리』, 최근작 『낙타는 따로 울지 않는다』등 8편의 영화와 30여편의 TV드라마에 출연해왔다.
이양은 미모와 섬세한 연기력을 갖추고서도 그동안 이렇다할 스타성을 발휘못했는데 최근 『낙타…』의 흥행 성공과 함께 『은마…』의 수상으로 연기꽃을 활짝 피우게 됐다.
이양은 『유럽·미국영화와 경합해 다소 위축된 기분이었는데 뜻밖에 수상을 하게돼 정말 감격스럽다』 며 『앞으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는 밑거름으로 삼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번 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김수용감독은 『약소민족의 비애를 한 여인의 수난기로 푼것이 다른 심사위원들에게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헌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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