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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 합의 성실히 이행 한·미 공조 높이 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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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스페인을 국빈 방문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은 숙소인 마드리드 영빈관에서 14일 오후 9시35분(한국시간)부터 10분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13일 베이징 6자회담 결과 등을 협의했다.

노 대통령은 통화에서 "이번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초기 조치 합의문이 채택된 것을 적극 환영하고 지지한다"며 "합의에 이르기까지 부시 대통령이 보여준 지도력과 결단, 그리고 한.미 양국 간 긴밀한 공조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고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양 정상은 이번 합의를 통해 북핵 해결 과정이 본격화하는 시발점에 서게 됐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항구적인 평화 정착,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토대를 만들어 나가도록 6자회담 당사국들이 합의 사항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윤 수석은 밝혔다.

특히 양 정상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협상에서 양측 대표단이 융통성과 적극성을 갖고 서로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적기에 협상이 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서로 독려해 나가기로 했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전화 통화는 전날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간 통화에서 논의해 이뤄졌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앞서 노 대통령은 동포 간담회에서 6자회담 합의와 관련해 "합의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내용이 잘 만들어져 있다"며 "양쪽에서 모두 성의를 갖고 만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앞으로 합의 이행이 순조롭게 잘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국제 신용평가기관이 한국에 대해 신용 평가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신용평가기관이 한국의 신용도를 A+, A++, A+++로 올려줘야 하는데 A++, A+++로는 안 올려준다. 왜냐하면 '당신들에게는 남북 간 대치상태가 있고, 북핵 문제도 걸려 있고 해서 아무리 잘해도 최상급으로 못 올려준다'는 것"이라며 "딱 하나 남은 신용등급 최상 등급을 못하는 요소가 북핵 문제, 남북 대결상태인데 오늘 베이징에서 합의가 됐다"고 했다.

특히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을 거명한 뒤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지만 그것을 (합의문에)끼워넣은 사람이 송 장관"이라며 "말씨도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 쓰고 이마도 툭 튀어나와 별로 잘생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데(웃음) 외교장관으로 발탁한 것은 그 점에 대한 평가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3박4일간의 스페인 방문 일정을 모두 끝낸 노 대통령은 15일 오전 두 번째 방문국인 이탈리아에 도착했다. 노 대통령은 로마 도착 직후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면담하고 한국과 로마 교황청 간의 협력관계 증진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로마=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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