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북·미 금융회의서 BDA 자금 풀어줄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마이클 그린 조지타운대 교수는 12일 6자회담 결과에 대해 "아주 훌륭한(excellent) 첫걸음이지만 북한이 다음 단계를 제대로 이행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이 재개되는 다음달 19일 즈음에 미국과 북한 간에 금융제재 해제 회의도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이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 2400만 달러 중 평양의 대동신용은행 자금 600만 달러를 풀어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 회담 전망은.

"60일간의 초기 조치 후 다음 단계가 중요하다.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플루토늄.우라늄 프로그램을 폐기해야 한다. 북한이 이걸 모두 이행할 것이라고 낙관할 수는 없다. 실무 그룹을 공전시키며 시간을 끌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안보리 결의 1718호 등 대북 제재가 즉각 작동할 것이다. 안보리는 북한의 기업.개인들을 제재할 리스트를 작성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득실은.

"미국으로서는 밑질 것이 없다.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는 경수로 완공 등 최종 목표까지 50억 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엔 경수로 제공이 공동성명에서 빠졌고 중유 제공도 수백만 달러밖에 안 들어 몽땅 합쳐도 수억 달러면 충분할 것이다."

-워싱턴의 강경파는 협상 결과에 반발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번 협상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안보보좌관인 빅터 차 등의 역할이 컸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그가 이번 합의 틀 마련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강경파들도 반대만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북조정관에 존 네그로폰테 국무부 부장관 임명설이 있는데.

"그렇게 될 공산이 크다. 대북조정관은 북한보다 의회와의 협의가 주임무다. 의회는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보다 고위직 인사를 희망한다. 네그로폰테는 대북 협상 실무자인 힐 차관보와 동북아 사정을 잘 알고 있어 적격이다."

-미국은 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을 언제, 어떻게 풀어줄 것인가.

"대동신용은행의 600만 달러가 해제 대상이 될 것이다. 문제는 이 은행이 담배거래에 연루돼 있다는 점이다. 알다시피 북한은 가짜 담배를 만들어 왔다. 이 돈도 미심쩍은 부분이 존재한다. 결국 북한의 합의 이행 여부가 열쇠다. 북한이 영변 원자로를 폐쇄하고 다음 단계를 성실히 이행하면 미 재무부는 더 이상 해제에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