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내전위기/의사당앞 대치 유혈충돌/비상위 셋사임…일부군 옐친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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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저항시위 확산… 미국인등 5명 사망
【모스크바·레닌그라드 AP·UPI·AFP·로이터·연합=외신 종합】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이 주축이 된 소련내 반쿠데타 저항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소련군이 모스크바의 러시아 공화국 의사당건물 진입을 시도,무장한 저항세력들과 무력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소사태는 내전위기로 치닫고 있다.
15만명의 모스크바 시민들이 공화국의사당 주변에 운집,인의 장막을 치고 있는 가운데 20일 밤(한국시간 21일새벽) 소탱크등에 의해 미국인 1명을 포함해 5명이 피살되고 10명이 부상하는 상황으로 번졌다.
공화국 의사당내의 옐친지지 반쿠데타세력은 바리케이드설치,참호구축에 이어 무기를 분배,소군진입에 무장대결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레닌그라드 시민 20만명이 19일 대규모 반쿠데타시위를 벌인데 이어 소저항운동은 20일 몰다비아공화국내 수천명의 반쿠데타시위,발트연안 3국 및 카자흐공화국의 동조로 점차 대규모로 확산되고 있다.
또 모스크바 주둔 소군중 3개부대가 옐친지지를 표명,3명의 사령관들이 러시아공화국의사당 내에서 옐친과 비공개회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권을 장악한 8인 국가비상사태위원회는 쿠데타 정지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나 발렌틴 파블로프 연방총리,블라디미르 크류츠코프국가보안위원회(KGB)의장,드미트리 야조프국방장관등 3명이 건강을 이유로 사임,또는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됐다고 소련 TV들이 보도했다.
소 관영 타스통신은 파블로프총리가 고혈압등으로 건강상태가 위중하다고 확인했으며 소 TV는 파블로프후임에 제1부총리 비탈리 도구지예프가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크류츠코프와 야조프의 사임소식과 관련,국가비상사태 위원회는 이를 부인했다.
옐친 대통령은 20일 러시아공화국내 전군대에 대한 통수권을 선언,이날 오후 5시를 기해 공화국내 연방군은 자신의 명령을 따를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야나예프 대통령대행은 옐친의 이같은 선언은 무효라고 말하고 비상위결정에 복종할 것을 촉구했다.
모스크바위수사령관 니콜라이 칼리닌장군은 20일 오후 11시부터 21일 오전 5시까지 모스크바 일원에 통금령을 선포했다.
국가비상사태위원회는 이날 옐친 측근인사들인 올레그 벨로제르체프 및 올레그 칼루긴등 2명의 러시아공화국의회의원들에 대해 체포령을 내렸다.
모스크바 15만 시민들은 20일 러시아공화국의회건물 주변을 둘러싸고 소련군탱크와 대치,시위를 벌였으나 이날 밤 늦게 통금령이 발표되고 탱크들이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전진하면서 총성이 발생했으며 이같은 사태발전과함께 1명이 탱크에 깔려 숨지는등 모두 5명이 희생됐다.
레닌그라드시민들은 19일 시내 겨울궁전 주변에 20만명이 집결,국가비상사태위원회의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아나톨리 소브차크 레닌그라드시장 및 시의회는 비상사태위원회의 결정을 무효라고 결의했다.
□소 시간대별 사태동향<20∼21일 현지시간>
▲20일 오전 6시=소 국영인쇄공장노동자 파업돌입.
▲오전 11시15분=옐친 러시아공대통령,24시간 이내 고르바초프 면담요구.
▲낮 12시52분=옐친,러시아공화국 외무장관 미국파견발표.
▲오후 1시=수만명의 반쿠데타 시민,모스크바시내의 러시아공화국 정부청사앞에 집결.
▲오후 6시=소 군부대,러시아 공화국 정부청사로 진격.
▲오후=레닌그라드 약 20만명·모스크바 15만명·몰다비아 수천명 항의시위
▲21일 새벽=군과의 충돌로 모스크바 시민 4명·미국인 1명 사망,10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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