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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진술 강요는 어이없는 사건 검찰 수사 지휘 계통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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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김태현(52) 대검찰청 감찰부장은 8일 "피의자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한 서울동부지검 백용하 검사는 물론 수사 지휘 계통의 문제점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장은 백 검사의 거짓 진술 강요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7일 구성된 특별감찰반을 지휘하고 있다. 특별감찰반에는 대검 감찰부 소속 검사 8명 전원과 중앙수사부 소속 검사 1명이 투입됐다. 김 부장은 "경험이 없는 검사에게 중요한 수사를 맡긴 것도 문제가 있고, 이 과정에서 지휘.감독을 제대로 했는지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부장과의 일문일답.

-선우영 서울동부지검장 등 지휘라인에 있는 간부들도 조사하나.

"초임이나 다름없는 검사(백 검사)를 특수부에 배정해 중요한 사건을 맡긴 것은 문제가 있다. 지휘부는 수사검사가 제대로 수사하는지 감독할 책임이 있다. 이 사건을 지휘부에서 언제 알았는지, 대응이 적절했는지 등이 핵심이다."

-백 검사가 이재순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에 대해 무리한 수사를 했나.

"(이 전 비서관이)제이유그룹 납품업자 강정화(47.여)씨와 돈 거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공직자가 돈거래를 했다면 충분히 조사할 만한 사안이다. 이 부분에 대해 조사한 것 자체는 잘못이 아니다."

-제이유 전 이사 김영호(40)씨가 "녹취록이 모두 공개되면 세상이 발칵 뒤집힌다"고 주장했는데.

"녹취록을 모두 검토했으나 세상을 발칵 뒤집을 내용은 없었다. 검찰총장이 사퇴할 만한 문제도 전혀 없다."

-'거짓 진술 강요'라는 특이한 사건인데.

"지난해 감찰부장에 임명된 직후 법조 브로커 김흥수씨 사건이 터졌다. 그러나 검사가 피의자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하는 이런 유형은 처음 겪는다. 대개의 경우 피의자에게 폭행을 하거나 부적절한 처신과 관련된 것이었는데…어이가 없는 사건이다."

특별감찰반은 이날 백 검사 등을 대검에 고발한 강정화씨와 수사 과정을 녹음한 김영호씨를 소환했다. 김씨를 상대로 백 검사가 거짓 진술을 강요한 경위와 이모.황모 검사가 혐의를 인정하는 대가로 형량을 줄여주겠다고 협상을 시도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감찰반은 백 검사 등 수사팀을 이번주 말까지 모두 소환 조사한 뒤 다음주 중 처벌 및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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