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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자유를 찾아…" 체조요정 코마네치

중앙일보

입력

루마니아가 낳은 세기의 체조요정 나디아 코마네치.

이제는 많은 사람들의 기억 저편으로 넘어가 버렸지만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14세의 어린 소녀가 펼친 환상적인 만점연기는 세계 체조사의 혁명이라 할 만큼 아름다운 것이었다.

당시 코마네치는 이른바 '텐-버그'를 일으켰다. 만점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진 체조종목 컴퓨터가 10점을 표시하는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무려 일곱차례나 10점 만점연기를 펼치며 개인종합·평균대·이단평행봉 등 세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조국의 영웅으로 부상한 코마네치는 그러나 1989년 오늘 (11월 28일) 사랑과 자유를 찾아 헝가리로 망명, 이후 미국에 정착한다.

당시 그녀의 사생활을 둘러싼 갖가지 소문이 무성했다. 특히 코마네치는 철혈독재자 차우셰스쿠의 아들 니쿠의 성적폭행과 고문에 시달렸다고 한다. 호색한으로 알려진 니쿠는 권력을 등에 업고 코마네치를 수차례 강간했다는 것.

그해 10월 26일 루마니아의 집을 떠난 코마네치는 진흙길과 광활한 산림지역, 얼어붙은 강을 건너며 우여곡절 끝에 헝가리국경수비대에 극적으로 발견, 1달여만에 헝가리를 거쳐 미국망명에 성공했다.

이후 코마네치는 그녀의 루마니아 탈출의 이유이기도 했던 연인 콘스탄틴 페니트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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