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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등 자연식품 선호는 근거없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당뇨병환자가 늘어나면서 항간에는 당뇨병의 「특효약」 또는 감쪽같이 낫게 하는 「민간요법」등을 과대선전, 이에 현혹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은 약물만으로 치료되지 않고 식사·운동 등 일상생활관리를 잘 해야하는데 이와 관련된 잘못 알려진 방식들도 많다.
오해하기 쉬운 당뇨병 상식을 서울대 의대 이홍규교수(내과)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쌀밥은 나쁘고 보리밥·현미밥은 좋다=일반적으로 현미밥이 섬유질이 많고 체내에서 흡수가 늦어 쌀밥보다 좋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말이 쌀밥은 먹으면 안되고 현미밥은 마음대로 먹어도 된다는 말로 오해돼서는 안된다. 쌀밥도 섬유질이 많은 채소와 같이 먹으면 헌미밥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쌀밥이든 현미밥이든 칼로리를 잘 계산해 혈당을 정상으로 유지시키는 것이다.
◇설탕은 나쁘지만 꿀·과당은 자연식품이므로 당뇨병에 효과가 있다=이는 아주 잘못된 상식. 설탕은 과당·포도당의 결합체로 인체내에서 과당·포도당으로 분해돼 흡수된다. 꿀에는 과당이 아주 많은데 꿀·과당을 섭취하면 혈중 포도당농도는 그대로지만 과당농도는 매우 높아진다. 혈중 높아진 당농도는 단백질 변성을 일으켜 당뇨병 합병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때 과당은 포도당보다 단백질 변성을 일으키는 반응률이 7.5배나 높아 합병증 유발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따라서 꿀·과당을 먹으면 혈당은 올라가지 않으나 부작용은 훨씬 크다.
◇맥주는 나쁘지만 소주·위스키는 괜찮다=보통 어느 술이든 1∼2잔 정도는 허용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음주량이 많아지면 「혈당을 조절해야겠다」는 마음이 사라지고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폭주하는 게 문제다.
술을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신경합병증·눈 합병증이 빠르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달개비물이나 당살초·해당화뿌리·쇠뜨기풀은 당뇨병의 특효약이다=이들의 정확한 작용은 밝혀진 게 없다. 보통 『당뇨병을 근치시킨다』고 선전하는 일이 많지만 당뇨병은 근본적으로 치료되지 않는 병이므로 이들을 특효약으로 맹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복용하더라도 조금씩 천천히 먹으면서 혈당을 계속 체크하는 게 중요하다.
◇경구용 혈당 강하제를 먹으면 식이요법을 안해도 된다=경구용 혈당 강하제는 인슐린을 더 만들어 냄으로써 효과가 나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식이요법을 하지 않으면 인슐린이 더 많이 필요해져 혈당 강하제가 효과가 없어지는 2차성 실패가 오게된다.
◇인슐린은 한번 맞으면 끊을 수 없다=근거가 없는 얘기다.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의 경우 일생동안 인슐린을 맞아야 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인슐린 비 의존형은 초기에 인슐린 치료를 잘할 경우 베타세포의 기능이 회복되기도 한다.
인슐린을 계속 맞아야 하는 것은 인슐린의 습관성 때문이 아니므로 필요할 땐 반드시 맞아야한다. <문경란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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