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소설 『경마장…』 영화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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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지난달 모스크바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다가 최근 귀국한 강수연양이 장선우감독의 『경마강 가는 길』에서 주연을 맡아 열연중이다.
『경마강 가는 길』은 하일지씨의 이른바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동명소설이 원작으로 강양은 주인공R의 애인으로 나온다(이 방황하는 R에 대해 하씨는 우리시대 지식인의 우울한 초상이라고 주장하고 문학평론가들은 대체로 R가 독단과 아집에 가득찬 통속적 인물이어서 하씨가 주장하는 그런 지식인은 결코 될 수 없고, 따라서 이 소설은 통속소설에 가깝다고 평한다).
아무튼 『베를린 리포트』의 흥행저조로 자존심이 다소 상한 강양은 이 영화로 올해 말 극장가를 잡아보겠다는 각오인데 연출을 맡은 장감독과 호흡이 잘 맞아 다행이라고 한다.
장감독은 『원작에 대한 작가와 평론가의 논쟁에는 구애받지 않고 나름대로 실험성 짙은 작품, 이를테면 현대인의 도덕적 허무주의를 적은 대사와 새로운 영상표현으로 만들어 보이겠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장감독의 이 의도는 강양의 생각과도 일치하는데 강양은 모스크바영화제 출품작을 심사하면서 흥행에 치중하는 미국영화보다 다양하게 영상양식을 시도하는 유럽영화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양은『베를린…』에서 남매로 나온 문성근씨와 『경마장…』에서 공연한다.
제작사인 대흥영화사와는 『아제아제 바라아제』이후 3년만의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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