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방송 유선 TV 시간대 안맞고 프로도 빈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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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유선TV 시범방송이 한달째를 맞고 있으나 방송시간대가 적절치 못하고 프로그램재탕이 잦아 실질적인 시범사업이 안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빠르면 93년말부터 이뤄질 유선TV의 본격 도입을 앞두고 서울 목동과 상계동 지역8천여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시작된 것은 지난달 l일.
유선TV시대가 막을 연 셈이지만 현재의 시범방송 운영이 겉도는 바람에 유선TV의 일반도입을 위한 실전 점검이란 당초 기대를 무색케하고 있다.
이번 시범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방송시간대. 시범방송지역이 맞벌이부부가 많은 곳이라는 특성외에도 당초 주시청 대상자로 삼았던 주부들마저 취미생활등으로 바빠 낮방송만으로는 효율적인 시청자조사가 어렵게 돼있다.
이 때문에 원활한 시범방송을 위해서도 저녁방송실시가 필수적이라는 시각이 많다.
유선TV가입자인 이영희씨(43·주부·목동)는『관심이 많아 자주 보는 편』이라며『방송시간대를 저녁으로 옮겨 가족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잦은 프로그램 재방에 따른 가입자들의 불만도 나오고있다. 현실적으로 프로그램의 충분한 제작공급이 어려운 여건이라고는 하나 프로그램의 재탕, 심지어 삼탕까지 나오고 있어 가입자들을 짜증나게 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3개월간의 기술시험방송을 거쳐 실시된 시범방송은 하루 5시간(낮12시∼오후5시)방송되며 영화·연예·오락, 스포츠·어린이, 교양·지역정보등 자주(자주)채널 3개와 기존 TV중계 채널3개, FM라디오중계채널 3개로 구분돼 있다.
그러나 15분간 지역소식·정보등 자체제작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교양·지역정보채널을 빼놓으면 기존TV프로의 재방에 그쳐 새롭고 신선한 프로를 원하는 가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아직 요원한 상태다.
유선TV의 성패가 우수한 프로그램의 공급여부에 달려있는 만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이야기다.
당초 예정됐던 방범 방재등 정보통신서비스채널이 기술상의 이유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앞으로 시범방송기간중 해결돼야 할 사항.
가입자 임병옥씨(61·상계동)는『화면이 기존TV보다 깨끗해 짬짬이 시청하고 있으나 아들내외가 맞벌이부부라 손자들 뒷바라지를 하며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아 유선TV 방범기능이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질 좋고 풍부한 프로그램을 공급하려면 시험방송기간중 2억여원의 투자에 그친 프로그램 공급체계등이 재검토돼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김기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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