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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산주의 실패 선언/마르크스주의 포기/당 중앙위 새 강령 승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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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소 공산당 새 강령/민주사회위해 급진 개혁/혼합경제로의 이행 추진/민주적인 연방으로 변혁/삼권분립·국민자유 보장/복수 정당·의회민주주의
【모스크바 로이터·타스·AFP 연합】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는 26일 계급투쟁이념등 마르크스주의 원리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사회민주주의 이념을 대거 채택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새로운 당강령 초안을 압도적 지지로 통과시키고 이틀간의 회의를 끝마쳤다.<관계기사 5면>
중앙위는 ▲계급투쟁 이념포기 ▲시장경제제도 채택 ▲사유재산제도의 인정 ▲당조직 및 연방제도 혁신 등을 규정한 새로운 당강령 초안을 26일 표결에 부쳐 참석위원 3백58명중 반대 15표에 불과한 압도적 지지로 통과시켰다.
타스통신은 이번에 채택된 강령초안이 구체적 문안정리작업과 당내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오는 11월이나 12월께 소집될 특별당대회에서 최종 채택여부를 위해 표결에 부쳐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서기장을 겸직하고 있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26일 중앙위 폐막연설에서 『지난 수십년간 소련 공산당과 소련 사회가 실행해온 모델은 전략적 패배를 겪고 있다』고 시인하면서 『현국면은 사회주의와 사회주의 이상의 위기이나 이 위기는 조직활성화를 통해 새롭고 결단적인 조치를 취해 나감으로써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구모델의 틀안에서는 당면한 문제의 해결안을 찾을 수 없으며 기존 공산주의 모델을 함께 시행해온 우리의 우방들도 해결책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고 동구권 국가들을 암시적으로 지적하면서 근본적인 노선변경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한편 이번 중앙위회의가 분당사태로까지 비화될지 모르는 보수·급진개혁파간 대립을 내다본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커다란 충돌없이 유례없는 화합상을 보인 가운데 진행돼 주목을 끌었다.
공산당내 이론잡지 코무니스트지의 나일 비케닌 편집장은 『고르바초프가 이번 회의를 확고히 장악하는데 성공하긴 했지만 현재 당내 상존하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은 해결될 수 없으며 단순히 앞으로 미뤄진데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위 전체회의는 특별성명을 통해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공화국내의 관공서·공장·학교 등에서 정당 세포조직 해체 및 정당활동 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대통령을 내린데 대해 『소련에서 태동하고 있는 사회적 총의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또한 고르바초프 대통령도 옐친의 포고령을 취소시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대통령령도 발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당중앙위 전체회의는 공산당의 명칭은 변경하지 않기로 한다는데 합의했다.
이에 앞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당대회 연설을 통해 당명을 사회당 또는 사회민주당으로 바꾸자는 주장들이 있다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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