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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위험인자|배 나온 사람일수록 발병률 높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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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당뇨병 발생은 유전적·환경적 요인 등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서울중앙병원 이기업 박사(내과)는 당뇨병의 위험인자로 유전·비만·스트레스·운동량 감소·동물성 지방섭취 증가 등을 꼽고『식습관을 개선하고 운동하는 등 생활태도를 바꿈으로써 당뇨병 치료는 물론 예방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유전이 당뇨병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잘 알려진 사실. 특히 성인에게 주로 나타나는 제2형은 제1형 당뇨병에 비해 유전적 성향이 훨씬 강하다. 여기에 비만증·스트레스 같은 환경적 요인이 합해지면 발병률은 더욱 높아진다·
예를 들어 부모·형제나 친척 중에 당뇨병 환자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훨씬 높다.
이 같은 확률은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가장 높다. 어느 한쪽이 제1형 당뇨병에 걸리면 현재 건강한 쪽도 나중에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30%정도고 한쪽이 제2형 당뇨병인 경우 다른 한쪽이 당뇨병이 될 가능성이 거의 1백%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당뇨병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음식물이나 건강관리에 각별히 주의해 당뇨병 예방에 힘써야 한다.
40대 이후 성인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인슐린 비의존형 당뇨병과 관련된 환경적 요인으로는 첫째 비만을 꼽을 수 있다.
식습관 변화, 운동의 부족 등으로 비만증이 증가하면서 당뇨병 환자도 크게 늘고 있다. 과도한 열량, 동물성지방인 포화지방의 섭취는 당뇨병 발병에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동물성지방은 세포막의 유연성을 떨어뜨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는 한 원인이 된다.
즉 우리 체내에 인슐린이 분비돼도 조직에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데 체중이 증가하면 인슐린 저항성은 더욱 심해진다.
당뇨병과 비만에 관련돼 최근 밝혀진 사실 중에는 전신형 비만보다 배가 많이 나온 복부형 비만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다.
연세대의대 허갑범 교수(내분비내과)팀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미국 등에서는 체중·신장의 비율로 비만 기준을 정할 때 당뇨병 환자의 80% 정도가 비만자였으나 우리나라에서는 환자의 25∼방%만이 비만자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만측정기준을 복부비만으로 할 때 당뇨병 환자의 67%가, 비만자로 밝혀져 당뇨병과 복부 비만이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줬다.
허 교수는『복부 비만은 허리둘레를 엉덩이 둘레로 나눠 남성은 1.0이상, 여성은 0.85 이상을 비만으로 본다』며『40대 이후 배가 나오기 시작한 남성은 특히 당뇨병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밖에도 당뇨병의 위험인자로는 노화·스트레스·호르몬 분비·약물 등을 들 수 있다. 관절염·피부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부신피질호르몬제·이뇨제·경구피임제 등은 인슐린작용을 방해하거나 생산을 저해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당뇨병환자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반드시 의사와 상의, 약을 써야 한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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