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군살빼기」비상/「신도시파문」후 동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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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주택부문 감소에 해외수주 강화/사원채용 억제등 경비절감 총력
건설업계에 자구비상이 걸렸다.
지난 2∼3년동안 유례없는 건설경기붐을 타고 사업규모를 키워오던 각 업체들이 최근 조직개편·경영계획조정·신규채용 및 투자억제·원가절감 등으로 불황에 대비하고 있다.
이는 인력·자재난 등으로 채산성이 나빠지면서 자금사정이 크게 악화된데다 신도시 부실공사 수습과정에서 내려진 분양연기·건축허가 제한 등 잇따른 규제조치로 일감 자체가 크게 줄었기 때문.
업계는 이와 함께 부실파문으로 실추된 이미지 쇄신을 위한 대책마련에도 부심하고 있다.
불량레미콘을 공급받아 소동이 빚어졌던 성우건설등은 공사현장에서 「완벽시공 다짐대회」를 갖는가 하면 준공전에 입주자들을 초청,시공상태를 점검케하고 공사진행상황을 설명하는 모임도 추진중이다.
업계가 가장 고민하는 부문은 신규수주·매출감소에 따른 경영전략 재조정문제.
업계는 특히 2백만호 신도시 건설계획등에 따라 주택비중을 계속 늘려왔기 때문에 분양연기등으로 큰 사업차질을 빚고 있으며 토목·해외진출 쪽에서 돌파구를 찾으려하고 있다.
한신공영은 최근 하반기 경영계획을 재조정,주택·일반건설(토목등)·유통부문의 비중을 당초 목표했던 50%·30%·20%에서 35%·35%·30%로 바꾸었다.
주택부문에서의 매출감소를 타부문에서 보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달중 1백65명의 신입사원을 뽑을 계획이었으나 다음달이후로 늦추는 한편 채용규모도 대폭 줄이기로 했다.
또 아파트 용지구입등 신규투자를 최대한 억제하는 한편 자금난 해소를 위해 개포아파트단지내 상가·신반포 스포츠센터등 보유부동산 10여건을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팔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우성건설은 이달초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현장 근무인원 비중을 50%에서 70%로 높이고 본사인력을 그만큼 줄였다.
선경건설등은 특히 최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사업계획을 재조정하는 한편 원가절감을 위해 경상비예산을 당초 계획보다 20% 줄이기로 하고 이를 위한 세부지침을 마련,직원들에게 배포키로 했다.
현대·대우·삼성·동아건설 등 대형 건설업체들은 주택부문의 매출비중이 중소업체나 주택전문업체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타격이 덜한 편.
그러나 이들 업체도 최근 주택비중을 계속 늘려왔기 때문에 매출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해외수주부문을 강화시키는 한편 플랜트등 고부가가치 사업진출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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