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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튼튼해야 시장 개방도 안심|김영훈 <대구 신명 여중 교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21세기 고도로 발달한 과학 문명 사회를 바라보는 우리 나라의 과학 교육은 모래판 위에 지은 집과 같아 기초가 허술해 올바른 과학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과학 교육을 위한 기초 교육은 초·중·고의 기초 과학 교육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과학 교육에 필요한 기초 시설 및 과학 교구가 태부족이므로 기초 과학 교육인 실험 실습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겉보기로는 시설 및 교구 자료 기준을 정해놓고 그 기준을 얼마나 달성했는가를 파악하고 부족한 것을 갖추어가고 있으며 이 기준 자체도 몇십년 전의 것으로 현실에 맞지 않아 보완해야할 점이 많다고 생각된다.
구입한 교구도 대부분 견고하거나 정밀하지 못해 실험 실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견고하고 정밀한 교구가 없는 것은 아니나 외제이거나 또는 값이 비싸 각급 학교에서는 개수만 늘리기 위한 물품을 구입하기 때문에 좋지 못한 교구를 구입하게 되는 실정이다.
좋은 시설, 좋은 교구를 갖추는데는 국가 차원에서 마땅히 보완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국가예산 부족을 이유로 매년 넉넉히 지출되지 못하고 있다.
산업 발달은 과학 교육의 기반 위에서 기술이 개발되어 산업을 주도해나가야 하는데도 불구, 우리의 과학 교육은 산업 기술을 뒤따라가기도 힘든 실정이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UR의 개방 압력, 외국의 기술 도입 구걸 문제 등도 우리 산업이 튼튼한 기초 과학 교육의 기반 위에서 발달한 것이면 별로 문제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바른 산학연계 산업 구조를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 과학, 우리 기술의 기초 위에서 이루어진 우리 기업이 생산한 질 좋은 우리 상품을 세계 시장에 내놓을 때 비로소 국제적으로 각광받게될 것이며 일부 국민들의 외제 선호 사상도 자연히 불식될 것이다.
최근 중앙일보·한국과학진흥재단·한국과학 교육단체 총 연합회 및 KBS가 주축이 되어 교육부의 시설 확충 비만으로는 빠른 시일 내에 이 부족한 시설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대대적인 모금 운동을 전개한다고 하니 때늦은 감이었으나 우리의 현 실정에 맞는 행사라고 생각한다.
이 뜻 있는 행사에 많은 국민이 협조해 우리 과학·우리 기술로 우리 기업·우리 상품을 만들어 잘 사는 내일을 건설하는데 동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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