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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가 사라져 간다/경쟁력 잃고 폐업·전업 속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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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편의점 늘면서 가속화/2년만에 백9개 점포 성업중
동네 구멍가게가 사라져 가고 있다.
유통시장 개방과 함께 선진화된 유통기법과 넓은 매장(점포당 평균 35평)을 갖춘 편의점이 동네에 들어서면서 오래전부터 부근에 터를 잡아왔던 영세구멍가게가 견디다못해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거나 폐업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이들 편의점 이외에 국내 백화점 및 슈퍼 체인들이 각 지역에 상권을 형성하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은 지난 89년 5월 세븐일레븐이 서울 오금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상가에 편의점 1호를 개설한 이후 1년만인 지난해말에는 9개 업체 48개 점포로 늘었으며 올들어 6월말 현재 11개업체 1백9개로 급증했다.<표참조>
편의점업계에는 럭키금성·대농·미원·한국화약·동양제과등 대부분 대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유공·쌍용정유등 정유업체와 고합그룹도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편의점은 영세한 자본과 재래식 판매기법에 의존하는 구멍가게에 비해 점포당 1억5천만∼3억원의 자본·컴퓨터를 이용한 현대화된 판매관리체계,24시간 영업 등으로 경쟁력이 훨씬 앞서고 있다.
또한 취급상품이 평균 2천1백80가지(상의조사)나 되고 가격도 대형 슈퍼마킷보다는 비싸지만 소형구멍가게보다는 5%정도 싼게 큰 장점이다.
이에 따라 기존 슈퍼체인과 함께 편의점이 진출하는 동네에서는 구멍가게의 전·폐업이 속출하고 있는데 서울올림픽아파트상가의 싱싱슈퍼는 세븐일레븐에 밀려 과일가게로 전업했다.
서울 상계4동 상가에도 최근 서클K가 들어서자 인근 구멍가게 두군데가 문을 닫았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편의점이 현재 1백9개인 점을 감안하면 1백∼2백여개의 구멍가게가 문을 닫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편의점 진출이 농촌 등에까지 확산되면 전국의 상권에 엄청난 변화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유통업계는 편의점진출에 따른 구멍가게의 전·폐업은 소비자의 욕구가 다양해지는 추세를 고려할때 필연적인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다만 영세구멍가게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편의점업계의 과당경쟁을 막고 수요의 차별화를 통한 보완관계의 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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