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맛이 살아있는 글씨'는 상업적 측면에서만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 아니다. 10~20대 여성들 사이에 불고 있는 다이어리 열풍만 해도 그렇다. 이들은 다양한 필기도구를 이용해 다이어리를 '블로그화'하는 데 몰입한다. 모나미 상품기획팀 이성희 팀장은 "그래서인지 다양한 색상을 갖춘 펜들이 훨씬 잘 팔린다. 필기선도 0.28~0.38mm 정도로 얇은 것이 인기"라고 말했다.
손글씨에 대한 소구는 컴퓨터 그래픽 쪽으로도 퍼져가고 있다. 중학교 2학년생인 조경미양은 네이버에서 '알콩달콩손글씨'라는 카페를 운영한다. 7000명 회원 대부분이 초.중학생이다. 조양은 "포토샵 프로그램으로 손으로 쓴 것처럼 자연스럽고 개성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주 관심사"라고 말했다.
위에서부터 캘리그라피 전문회사 '술통'에서 제작한 소주 '참이슬'상표, '필묵'에서 제작한 영화 '챔피언' '복수는 나의 것'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타이틀.
한편에서는 '육필'의 희소성에 가치를 부여하기도 한다. 장웅 순천청암대학 교수(광고홍보학)는 "컴퓨터 사용이 늘수록 수공(手工)의 효과와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