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곳서 살해”굳어지는 심증/용인공장 부근주민 잇단 목격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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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집단변사 발견 전날새벽/봉고차 세차례 드나들어
【용인=이규연기자】 87년 오대양집단변사사건의 박순자 사장(당시 48세)등 32명중 상당수가 타살됐을 가능성이 크며 살해장소도 지금까지 경찰측 발표와 달리 오대양 용인공장이 아니고 다른 곳에서 시체가 옮겨졌을 것이라는 의혹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32명이 숨진채 발견됐던 경기도 용인군 남서면 북2리 오대양 용인공장 부근 주민 이정숙씨(69·여·식당주인)는 『변시체가 발견되기 하루전인 87년 8월28일 새벽 식당에서 5백m쯤 떨어진 오대양공장에 봉고차가 1시간 간격으로 세차례 들어갔다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씨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30분쯤 차소리가 나는 것 같아 창문을 열고 내다보니 푸른색 봉고차 1대가 실내등을 끈채 느린 속도로 오대양공장으로 들어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씨는 『봉고차는 10분쯤 공장안에 머무르다 안성방면으로 사라졌으며 3시30분,4시30분쯤에도 봉고차가 나타나 공장을 오갔다』고 말했다.
이씨는 『사건발생 3일전인 26일 대전에서 왔다는 30대남자가 「박사장이 곤경에 몰려 신도들과 떼죽음할지 모르니 공장을 잘 관찰해 달라」고 부탁,그당시 정황을 자세히 기억해두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주민 김용설씨(43·북3리 454)도 이씨가 목격한 것과 같은날인 28일 오전 3시30분쯤 오대양공장에서 푸른색 봉고차가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이날 수원 소시장에 가던중 봉고차가 운전사 옆좌석에 이불로 보이는 짐을 실은채 공장문을 나서고 있었다는 것이다.
오대양사건의 부검팀장이었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재관 박사도 13일 『당시 숨진 32명이 4일동안 머물렀다는 천장위 4평공간에서는 집단적인 행위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들이 숨지기 직전 다른 곳에서 머물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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