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헛 스윙' 시민들 화났다

중앙일보

입력

"눈은 커녕 햇볕만 쨍쨍하네."

기상청이 또 한 번 체면을 구겼다. 지난 주말에 이어 일기예보가 또 다시 빗나갔기 때문이다. 폭설을 예고한 지난 주말엔 싱거운 진눈깨비가 지나갔다. 큰 눈이 온다던 30일 역시 하늘은 맑다. 이 날 오전 경기 북부와 강원도 지방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선 눈 소식이 없었다. 기상청은 뒤늦게 서울 경기와 강원도 지역에 대설 특보가 내려질 가능성은 적어졌다고 발표했다. 80%라고 했던 강수확률도 40 ̄60%로 낮췄다. 하루 전인 29일 기상청은 서울.경기와 강원 영서 지방에 대설 예비 특보를 발령했다. 대설주의보나 대설경보가 예상될 때 내리는 조치다. 만주 북쪽에서 시작된 찬 공기가 내려와 29일 밤부터 30일 오전까지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고 했다. 많게는 10cm까지 눈이 쌓이는 지역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30일 출근길은 '괜찮았다'.

◇"수퍼컴으로 게임하세요"=잇따른 '예보 헛스윙'에 네티즌들은 차가운 항의글 전선을 구축했다. 일평균 10여 개의 글이 올라오던 기상청 홈페이지(www.kma.go.kr)에는 지난 주말부터 게시문이 크게 늘었다. 30일엔 오전에만 50개 이상의 항의글이 이어졌다. 네티즌 김수영 씨는 '수퍼컴은 겜하는데 사용하십시요 ̄'라고 꼬집었다. "오늘 아침에 출근할 때도 '지금도 눈이 내리고 있다'더니... 눈 안오더군요. 완전 허무개급니다"라고 썼다. 네티즌 전영진 씨는 '축하합니다'라는 제목 아래 "(기상청이)전 국민을 낚으셨습니다 ̄"라고 적었다. 항의를 위해 '회원가입까지 했습니다'라는 글도 눈에 띄었다. 네티즌 박지영 씨는 "기상청 여러분들… 기상청이 신이 아니란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비슷하게는 맞출수 있지 않나요? 예보 보다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날씨를 자기 스스로 예측하는게 더 비슷할거 같네요"라고 했다.

박연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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