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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내생각은…

'생활 속의 과학' 체험 행사 많았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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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많은 사람이 과학을 어렵게 생각하지만, 사실 과학은 하루 세끼밥 먹는 것만큼이나 익숙하고 당연한 것이다. 볼펜 속의 스프링 같이 너무 사소해 과학의 범주에 넣기 힘들다고 생각한 것들이 바로 생활 곳곳에 침투한 과학의 실체다.

얼마 전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한국과학문화재단이 주최한 '전국민 생활과학 경진대회'라는 낯선 행사를 알게 됐다. 가족부터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고, 그중 '생활과학 수기'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도전해 보겠다고 결심했지만 '과학과 생활이 어떻게 관련돼 있지' '나와 과학이 관련 있을까'라며 고민하다 포기하려 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여름방학을 함께 보낸 사촌 동생에게 전화를 받았다. "누나, 해수욕장에 갔을 때 튜브 대신 페트병 두 개로 떴었잖아. 근데 어제 내가 페트병으로 뗏목을 만들었어!" 이를 계기로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과학이 모습을 드러냈다. 과학은 생활 속에 스며들어 있는데, 단지 찾아내지 못했을 뿐이었다. 그렇게 써나간 소소한 나의 일상 속 과학 이야기는 '제1회 전 국민 생활과학 경진대회'의 생활과학 수기 부문에서 대상을 안겨주었다.

이후 복잡한 공식을 모르면 과학을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바뀌었다. '비누는 왜 물을 묻혀야만 거품이 생길까'와 같이 사소한 관심에서 시작되는 것이 과학인 것 같다.

국가 경쟁력은 과학에서 나온다고 한다. 기술력 하나가 국가의 미래를 바꾸고, 발명품 하나가 세계를 뒤흔드는 시대다. 이런 과학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작은 관심이지만 생활 곳곳에 관심을 갖는 것이 복잡한 공식을 외우는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과학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선 우주인 선발과 같이 큰 행사도 필요하지만, 생활 속에 과학이 있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는 작은 행사들이 다양하게 마련됐으면 한다.

한보람
제1회 전국민 생활과학 경진대회
생활과학수기 대상 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