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연료 개발 열풍에 옥수수 값 폭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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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최근 미국 등 세계 각국이 대체에너지로 바이오 연료 개발과 생산에 적극 나서면서 국제 곡물가격이 불안해지고 있다. 에탄올 생산의 원료인 옥수수의 경우 수요가 늘어 지난해 가격이 급등해 10년 만의 최고가 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해 초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부셸(약 25㎏)당 약 2.14달러 하던 옥수수 가격은 연말 3.9달러로 오른 데 이어 26일엔 4.05달러로 마감했다. 1년 새 거의 두 배가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3일 국정연설에서 미국의 석유 의존도를 20% 낮추겠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자동차 연비 향상을 통해 5%, 바이오 연료 사용으로 15%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바이오 연료 생산을 2017년까지 350억 갤런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 기간 중 16억 달러가 넘는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관계기사 e6면>

일본도 최근 에탄올 등에 대해 세금을 감면해주는 내용의 '신연료 이용 확대 기본법'(가칭)의 제정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일본의 닛케이 비즈니스는 "바이오 연료 사용이 본격화하면 옥수수.대두 등의 값이 급등하고, 이는 다른 작물의 재배면적 감소와 연쇄적인 가격 상승을 초래해 식량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최신호에서 보도했다. 농작물이 자동차 연료로 각광받게 되면 본래 용도인 식량과의 경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연간 옥수수 수입(1600만t)의 대부분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은 최근 미국의 에탄올 관련 투자가 이어지면서 옥수수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에서도 바이오 디젤의 원료가 되는 각종 채소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또 미국에선 옥수수를 재료로 삼는 케첩.음료 업체는 물론 옥수수 사료를 쓰는 축산업체들이 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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