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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유명 의류|한국 직판 서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한국사람들은 옷을 고를 때 실용성 못지 않게 멋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수입의류시장의 전망은 밝다고 봅니다.』
최근 한국지점개설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프랑스의 토틀패션업체인 루이뷔통의 관계자는 외국의 유명의류업체들이 한국시장을 바라보는 「기본시각」을 이같이 설명했다.
유통시장의 개방확대에 따라 루이뷔통을 비롯, 샤넬·지방시 등 외국 유명의류업체들이 국내에 직매장설치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의 국내진출은 이미 지난해부터 꾸준히 계속돼왔다.
국내 10여개의 의류수입전문업체들은 30여개 외국의류업체로부터 50여개 브랜드의 완제품을 수입, 호텔·백화점·전문점 등에서 팔고있다.
또 서울 압구정동에는 한층 전체에 수입의류매장을 열고있는 갤러리아백화점외에 1백여개의 군소전문점이 몰려들어 명동을 제치고 새로운 패션가로 자리잡았다.
외국 의류업체의 국내 상륙은 지난 1일의 유통시장개방조치와 관계없이 훨씬 이전부터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외국유명의류업체의 직판체제구축에 따른 판매전략의 변화다.
수입의류전문점들은 지금까지 일부 부유층을 대상으로 고가품을 파는데 주력해왔으나 앞으로는 값을 내리고 판매물량믈 늘리는 박리다매전략이 예상되고있다.
외국유명의류업체의 직판체제구축은 이 같은 수업의류시장의 흐름을 바꿔놓는데 한몫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입의류업체들은 종전에 수입원가에 두 배, 세 배의 유통마진을 붙여 파는 고가정책을 써놨다.
부유층을 상대로 장사를 하다보니 국내제품과 다른 차별화 전략을 쓰지않을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겉으로는 잘 눈에 띄지않되 실내장식을 화려하게 꾸미는 전문점을 내고 판촉방식도 공개적인 광고보다는 고객을 직접 접촉하는 「맨투맨」방식을 택했다.
과소비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들 유명의류업체들의 판매전략이 바뀌고있다.
10만∼50만원대의 수입의류로서는 비교적 「중가품」을 골라 바겐세일을 하는 등 고객층을 늘려가기 위한 적극적인 판촉전략을 펴고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우 6일부터 14일까지 유명수입브랜드의 세일판매를 실시하고 있으며
구치등을 수입하고 있는 성주인터내셔널은 5일부터 14일까지를 세일기간으로 잡고있다.
갤러리아측은 세일을 시작하게된 이유에 대해 『국내에는 아직도 수입의류가 상당히 비싸
다는 선입견이 있어 판매실적이 부진했으나 앞으로는 고객과 좀더 가까이 할수있는 방법을 추진할것』이라고 밝혔다.
갤러리아는 특히 일반주부들을 대상으로 패션의 흐름이나 제품을 알려주는 패션설명회를패션쇼와는 별도로 여는등 「수입의류의 대중화」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외국 유명의류업체의 직판체제구축은 이 같은 수입의류의 대중화를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외국업체들은 유통마진을 줄이는 대신 판매확대를 꾀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수입의류가격은 현재보다 최고 30∼50%까지 떨어질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외국업체의 직판체제구축은 국내 제조업체는 물론 수입의류 업체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수입의류업체의 한 관계자는 『외국업체들이 국내에 최고 3백평까지의 대형 매장을 내고 선진기법을 이용해 패션쇼 등으로 영업망확대를 꾀하게 되면 영세한 국내수입상들이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유통업에 대한 2단계 개방에 이어 93년께 3단계 개방이 이뤄지면 수입의류의 대중화는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여 이에 맞설 국내 의류업체의 대응전략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수입의류가 국내 전체 의류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작년을 기준으로 볼 때 3·5% 수준.
작년도 우리 나라 의류시장의 규모는 5조2천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수입의류는 3억5천5백만달러에 이르렀다.
업계는 그러나 시장개방확대에 따라 수입의류의 국내시장점유율이 수년후에는 8∼10%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있다.
외국 유명의류업체의 입장에서는 탐이날 수밖에 없는 시장인 것이다. <오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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