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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폰다 34년 만에 "전쟁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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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내셔널몰 앞에서 벌어진 이라크전 반전시위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연설하고 있는 제인 폰다(上). 1972년 7월 하노이에서 베트남 전통 복장을 한 폰다가 북베트남군 병사들에 둘러싸여 반전 가요를 부르고 있다(下).[워싱턴 AP=연합뉴스]

베트남전쟁 반대 운동의 '기수'였던 배우 제인 폰다(70)가 27일(현지시간) 반전운동을 중단한 지 34년 만에 미국 워싱턴 내셔널몰에서 열린 이라크 반전시위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시위에는 대니 글로버, 수전 서랜든-팀 로빈스 커플, 숀 펜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대거 참석했다.

폰다는 연설에서 "나는 최근 34년 동안 반전집회에서 연설한 적이 없지만 침묵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해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내 딸과 손녀딸도 이 자리에 함께 해 무척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베트남전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아직도 이런 일을 해야 한다는 게 너무 슬프다"며 반전운동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72년 북 베트남의 수도였던 하노이 현지에서 반전운동을 주도했으며, 그로 인해 참전을 지지하는 팬들의 비난을 사는 등 배우로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반전운동가인 톰 헤이든과 결혼했다가 이혼한 경력도 있다.

아카데미상 수상자인 숀 펜도 폰다와 함께 연단에 올라 "의원들이 구속력이 없는 미군 증파 반대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에만 만족하고 더 강력한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2008년 선거에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시위는 1300여 개 이라크전 반대 모임들의 연합단체인 '평화와 정의연합'이 주도했다.

수만 명의 시위대는 이라크에서 숨진 미군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성조기로 덮은 관과 군화, 이라크인 사망자들의 이름표로 채워진 상자 등을 내셔널몰 앞에 전시해 놓은 뒤 미군을 추가 파병하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계획을 강하게 비판했다.

시위는 300여 명의 시위대가 한때 미 의회 의사당으로 진입하려다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지만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날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자신이 국정연설을 통해 밝힌 에너지와 건강의료 분야 개혁에 대한 의회의 지지를 촉구했지만 이라크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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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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