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아산권 대학들 홍보전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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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충남 천안.아산권 대학들이 내년도 신입생 정시 모집을 앞두고 '입시 특수(特需)' 잡기에 나섰다.

내년 4월 경부고속철도가 개통하게 되면 수도권에서 예년보다 많은 학생들이 몰려 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충남 천안.아산권엔 천안 안서동의 단국대.상명대.호서대 천안캠퍼스 및 천안대.천안외대 등 5개 대학을 비롯해 14개 대학이 자리잡고 있다. 충남 전체 대학(전문대 포함) 21개 중 67%가 밀집해 있는 것이다.

고속철도를 이용할 경우 서울역과 광명역에서 천안아산역까지 오는 시간은 30분 남짓. 이들 대학은 천안아산 역사(驛舍)를 중심으로 반경 15km 내에 위치해 있어 1시간 내 통학이 가능하다. 수도권 대학들과 비교해 거리가 멀다는 이곳 대학들의 약점이 사라지는 것이다. 게다가 내년 말에는 수도권 전철도 수원에서 천안역까지 연장 운행된다.

천안.아산권 대학들은 이처럼 달라지는 통학 환경을 수도권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해 서울의 용산역.노량진역 등 대입학원 밀집 지역과 고속철도 서울역.광명역에 대학 홍보 광고물을 집중 설치하고 있다. 특히 서울역~천안아산역 고속철도 요금이 1만4백원으로 새마을호 요금보다 25% 정도 비싸지만 정기 통학.통근자는 40% 할인 혜택이 주어져 실제 부담은 크지 않다는 점을 중점 홍보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고속철도 개통 후엔 같은 방향 대학끼리 셔틀버스를 공동 운행할 예정이다. 안서동 대학촌의 5개 대학은 물론이고, 아산 방면의 순천향대.선문대와 호서대.서남대의 아산캠퍼스, 평택 방면의 천안공업대.남서울대.천안연암대 등이 '공동 운행'이 가능하다.

또 고속철도 서울역~천안아산역에 셔틀열차를, 수도권 전철 수원역~천안역에 급행열차를 운행해줄 것을 철도청에 요청할 방침이다.

일부 대학은 통학생들을 위해 일주일 중 3일만 등교해도 수업에 지장이 없도록 커리큘럼 조정 계획까지 세워 놓고 있다.

나사렛대 양현홍 홍보팀장은 "일부 수도권 대학들은 시설 투자나 교수 확보.산학 협력.취업 알선 등이 소홀한 데도 지리적 잇점으로 학생들을 유치해 왔지만 이제는 교육 여건 개선에 주력해 온 천안.아산권 대학들과 학생 유치 경쟁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도 "경기도 평택.화성시 등의 대학들은 지리적 잇점으로 20,3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지만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천안.아산권 대학의 경쟁률이 이를 앞설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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