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민 1천여명 한밤까지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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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원전 수거물 관리시설 건립 방침 철회를 요구하는 전북 부안 주민들이 20일 새벽까지 부안 읍내 10여곳에서 화염병 3백여개를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날 오후 8시부터 부안수협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3천여명 중 1천여명은 9시20분쯤 집회가 끝나자 부안군청.부안예술회관.아담사거리 등에서 경찰에 맞서 쇠파이프와 각목을 휘두르고 화염병을 던졌다. 시위대 3백여명은 군청사 진입을 시도하다 이를 저지하는 경찰에 LP가스통 3개에 불을 붙여 굴리고 시너를 넣은 비닐봉지를 투척했다. 또 시위대를 이끌던 방송차량을 경찰에 돌진시켜 저지선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다.

부안예술회관 앞에선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으로 인근에 주차해 있던 청소차 6대와 예술회관 내 30평 규모의 '청소년 문화의 집'이 전소됐다.

이에 앞서 부안 주민 2천여명은 이날 오후 4시30분쯤 서해안고속도로 부안 IC 상.하행선을 1시간20분 동안 점거한 채 시위를 벌였다. 이들 시위대는 경찰이 고속도로 진입을 막자 돌멩이와 병 등을 던지고, 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격렬하게 맞서다 논과 밭 등을 통해 고속도로를 점거했다. 시위대의 고속도로 점거로 경찰이 하행선의 경우 김제 IC에서, 상행선은 고창IC에서 우회시키는 바람에 통행 차량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시위로 주민과 경찰관 30여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이날 시위 현장에서 쇠파이프 등을 휘두르는 등 과격 시위를 주도한 20여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또 부안읍내 국도 및 지방도 등에서 검문검색을 벌여 망원렌즈가 부착된 공기총 1정과 납탄 70여개를 비롯해 쇠스랑.쇠파이프 등 시위 도구 2백20여점을 압수했다.

부안=서형식 기자,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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