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生한 영어, 만화로 쏙쏙…심재경씨 '툰글리시'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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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유학을 가지 않더라도 영어공부의 재료는 일상 곳곳에 널려 있다. 방송과 극장에 넘쳐나는 할리우드 영화 제목, 휴대전화 같은 생활용품, 하루에도 수십번씩 듣게 되는 영어 신조어 등등이 그런 예다. 이런 일상의 소재를 예리하게 집어내 영어공부와 연결해주는 만화'툰글리시'(길벗이지톡.1만2천8백원)가 책으로 묶여 나왔다.

지난해 12월부터 일년 가까이 중앙일보에 '툰글리시'를 연재 중인 만화가 심재경(32)씨는 서울대 미대를 나와 광고회사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6년쯤 일하다 프리랜서로 독립했다. '툰글리시'의 다양한 소재는 사실 심씨 자신의 관심사가 출발점이다.

심씨는 중.고교 시절부터 일본 영화잡지를 사모으고, 스타사진을 수집한 영화광이었을 뿐 아니라 음악잡지에 기고를 하기도 했던 재즈팬이다. 또 요즘 또래 젊은이들이 대부분 그렇듯 메이저리그 야구와 NBA농구, 그리고 각종 컴퓨터 게임에 이르기까지 미국 대중문화 전반에 그의 촉수가 펼쳐져 있다.

"저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고요, 영어를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사람의 일거수 일투족이 다 알고 싶어지잖아요. 영어도 재미있어서 오랫동안 만날 수 있어야겠지요."

만화 속의 영어 지문은 캐나다 출신인 레이 밀스의 도움을 받아 완성한다. 그와는 영어학원에서 강사와 수강생으로 맺어진 사이다. 또 외국인 기업에 근무하는 여자친구, 미국에 유학 중인 남동생처럼 주변 사람들로부터도 다양한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이런 덕분인지 그의 만화는 학교 수업으로는 배우기 힘든 영어 단어들이 현장감있게 소개된다. 게다가 한글과 영문 사이의 벽을 허물어 불필요한 설명을 축약하는 독특한 화법이어서 만화를 따라가다 보면 쉽지 않은 영어단어들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

심씨의 꿈은 영어전문 만화가. 학습만화의 열풍 속에서도 만화가 그저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는, 흥미진진한 작품을 꾸준히 그려보고 싶다고 했다.

글=이후남,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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