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뭉치' 10대들…자해사기단 25명 붙잡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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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하는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골라 일부러 사고를 일으켜 보험금을 타내거나 고의로 다리를 부러뜨린 뒤 교통사고 환자로 위장해 보험금을 받아낸 무서운 10대 2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17일 조직을 결성해 10여차례 교통사고를 일으켜 보험금 8천여만원을 타낸 혐의(사기 및 폭력)로 金모(19.무직)군 등 5명을 구속하고 咸모(19)군 등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인천 K중학교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지난 7월 초 '창기파'라는 조직을 결성한 뒤 金군 등의 부모 소유 차량 2대를 동원해 같은달 11일 오후 11시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부천대학 주변 일방통행로에서 역주행하던 승용차와 고의로 충돌해 보험금 9백30여만원을 받아낸 혐의다. 이들은 두 패로 나뉘어 한 패가 일방통행로 진입로에서 망을 보다 역주행하는 차량을 발견해 휴대전화로 연락하면 골목길에서 대기 중이던 차량이 역주행 차량을 들이받는 등 치밀한 계획 아래 범행을 저질러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金군 등은 지난 10일 오전 0시20분쯤 인천시 계양구 계양공원에서 자신들끼리 차량 두 대로 고의 교통사고를 낸 뒤 중학교 후배인 吳모(19)군의 다리를 돌로 내리쳐 전치 11주의 상처를 입혀 놓고 교통사고 환자로 위장해 보험금 7백10여만원을 챙겼다.

이어 이들은 아들이 동네폭력배에게 폭행당한 것으로 알고 있던 吳군 부모를 찾아가 "아들이 우리 차량에 치었다고 경찰에 신고해 보험금을 받게 해주겠다"며 수고비 명목으로 2백만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들은 吳군이 평소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야산으로 끌고가 강제로 진통제 10알과 소주 1병을 마시게 한 뒤 吳군의 다리를 돌로 네차례 내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金군 등 주범 5명은 보험회사에서 챙긴 보험금 가운데 70% 정도 챙기고 나머지는 범행 가담 정도에 따라 10만원에서 50만원씩 나눠 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吳군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도 특정 부위만 많이 다친 점이 수상하다는 첩보를 입수, 吳군 등을 집중 추궁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인천=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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