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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 업종·그룹별 희비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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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지만 경기회복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상장.등록기업의 3분기 실적에 대한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기업들의 순이익이 늘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계속되는 내수부진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여전히 감소세라는 점은 부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업종별 양극화 뚜렷=정보기술(IT) 업체와 해운업체는 세계경기의 회복세에 따른 수출호조에 힘입어 약진했다. 그러나 은행 등 금융주는 가계부채와 신용카드 부실에 발목이 잡혔다.

삼성전자 등 IT업체가 속한 전기전자 업종의 3분기 순이익은 2분기보다 2백43% 급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순이익이 2분기에 비해 62.7%, 하이닉스반도체는 순손실에서 1천3백38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해운업체가 속해 있는 운수창고 업종도 해상운임의 상승과 중국으로의 수출 확대 등 업황 호전으로 순이익이 63.2% 증가했다.

반면 내수 비중이 큰 금융업종과 통신.유통.건설업종은 여전히 부진했다. 2분기에 6천여억원의 순손실을 냈던 금융업종은 3분기에도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부실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6천1백1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국민.조흥은행, LG.외환카드 등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통신업(-97.6%).유통업(-11.3%).건설업(-15.2%)등 내수업종의 순이익도 감소했다.

◇엇갈리는 그룹별 실적=3분기 10대 그룹의 성적표는 업종별 경기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출자총액제한을 받는 17개 그룹 중 공기업과 계열사 분할 등으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가 불가능한 LG그룹을 제외한 10대 그룹의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5% 감소해 경기침체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이 기간 중 10대 그룹의 순이익이 2분기에 비해 10.6%,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2.2% 증가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다.

특히 자동차.조선.해운.화학.전자 등의 호황업종이 많은 그룹들의 실적이 좋았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기.삼성테크윈.제일기획 등 내수 비중이 큰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지면서 매출은 22.9%, 순이익은 1.8% 감소했다. SK그룹과, 뚜렷한 호황업종의 기업이 없는 두산.동부그룹의 실적도 부진했다.

반면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주력업종인 자동차의 내수 부진으로 인해 전체 매출은 11.9% 감소했지만 자동차 수출의 호조로 순이익은 26.6% 늘어났다. 반면 조선 경기 호황에 힘입은 현대중공업그룹과 한화그룹.한진그룹의 실적은 좋아졌다.

◇실적 회복 더딘 코스닥=코스닥 기업들의 실적은 인터넷.디지털콘텐츠.통신서비스 등 정보기술(IT) 관련주들의 주도로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적자 전환 기업 수가 흑자 전환 기업 수보다 여전히 많고 금융업의 회복도 뚜렷하지 않다.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79개사의 3분기 매출액 순이익률은 3.3%로 지난 2분기에 비해 1.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에 -5.8%까지 떨어졌던 매출액 순이익률이 이후 3분기 연속 상승한 것은 그나마 등록기업들의 수익성이 다소 회복되고 있는 징후라는 게 코스닥증권시장의 분석이다.

인터넷 업종에 속한 10개 기업의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7.4%와 83.2%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순이익이 무려 1천7백70% 늘었다.

웹젠.한빛소프트 등 11개 기업이 포함된 디지털콘텐츠 기업들과 KTF.LG텔레콤.하나로통신 등이 속한 통신서비스업종의 3분기 실적 증가율도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2분기까지 흑자였으나 3분기에 적자로 돌아선 기업은 모두 97개로, 흑자 전환 기업 수 78개를 웃돌았다. 특히 적자 전환 기업을 포함해 3분기 중 적자를 기록한 업체가 모두 2백81개로 전체 기업의 39.6%를 차지했다. 코스닥기업 10개 중 4개는 아직까지 순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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