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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잃어버린 너」내주 선보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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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연중 최대흥행기인 여름대목을 맞은 극장가가 시끌벅적하다.
이번 주말부터 화제를 모았던 외화들이 내 걸리고 하순께는10대를 겨냥한 청소년영화들이 대거 붙는다.
이런 와중에 20대 여성을 주관객 층으로 한 한국영화『잃어버린 너』가 다음주말「외롭게」개봉된다.
『잃어버린 너』는 여성취향의 멜러물로 여름대목의 외화공세에 맞서는 유일한 한국영화인 셈이다.
전직 무용교사 김윤희씨의 자전베스트셀러소설을 원정수 감독이 영화화한 이 작품은 지순한 사랑의 의미를 주제로 삼고 있다.
그러므로 외화 중 멜러『꿈의 구장』, 코미디『나홀로 집에』를 빼고는 액션일색인 외화와 내용으로도 대조되고 있다.
원작자인 김씨는 순애의 실천자였다.
김윤희(김혜수 분)는 대학시절 만난 약혼자 엄충식(강석우 분)이 미국유학도중 교통사고를 당해 죽은 줄로 알고 고뇌의 나날을 보낸다.
수년 후 우연히 죽은 줄로만 알았던 충식이 사실은 전신불구의 몸으로 서울에서 은둔생활을 하고있음을 알게된 윤희는 그를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한다.
두 사람은 가슴 한켠의 불안을 서로 감싸주며 정상인 이상의 사랑을 나눴다.
윤희의 사랑을 모르는 부모는 그녀를 다른 사람과 강제 결혼시켰지만 그녀는 곧 헤어지고 충식에게 달려온다. 그러나 충식은 윤희의 앞날을 위해 자살로 불운한 삶을 마감한다.
『잃어버린 너』의 대강 줄거리인데 김씨는 지금 충식의 영혼과 결혼했다고 믿으며 살고 있다.
김씨는 이러한 자신의 순애보를 87년 소설로 출간했고 이 책은 지금까지 80여만 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연출자 원정수감독은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그리기 위해 일체의 정사장면을 빼고 화면을 밝게 처리했다.
원감독은『히트외화「사랑과 영혼」이 보여준 것처럼 진짜 사랑은 내세에까지 연결되는 것이므로 현세의 비극을 슬프게만 그릴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원감독은 임권택감독 문하생으로 영화계에 입문, 고영남·김호선감독의 조감독을 거쳐 영화기획부문에 종사하다 40줄의 나이에 이 영화로 연출데뷔 했다.
제작사는 동보흥행으로 대표 최상균씨는 외화수입에만 주력해왔는데 이 영화를 시작으로 한국영화제작에도 힘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경영이 김윤희와 엄충식의 사랑을 격려해주는 충식의 친구로 출연한다. <이헌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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