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계의 새 물결] 고급문화 벗어나 대중과 함께 호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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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대중문화 연구를 통해 대중과 호흡을 함께 하려는 인문사회학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출간된 '철학으로 매트릭스 읽기'(이정우 외 지음, 이룸)에서 보듯 영화가 가장 인기 장르다. 영화뿐 아니라 TV드라마.가요.스포츠.코미디.광고 등 대중문화 전반에 대해 돋보기를 들이대는 연구자 모임이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출범한 '기호학 연대'가 그들로 '기호학으로 세상 읽기'(소명출판)와 '대중문화 낯설게 읽기'(문학과경계사)는 이 모임의 성과물이다.

전통적 '기호학'이 주로 '고급문화'를 대상으로 했다면, 새로 등장한 '기호학'은 '대중문화'를 본격 연구한다는 차이가 있다. 전문가들끼리의 '해석의 유희(遊戱)'에 그치지 않고, 특정 문화상품에 대해 대중이 울고 웃는 현상의 본질을 파헤치며 공감대를 넓혀가려고 한다. 이도흠(한양대 국문학)교수를 비롯해 강인규(미국 위스콘신대 커뮤니케이션학).박상진(부산외대 이탈리아어과).신항식(홍익대).김기국(경희대 프랑스어학)교수 등이 주요 멤버다.

이들은 세상의 모든 사물을 일단 '기호'로 간주하고, 그 기호 속에 담긴 의미를 캐내려고 한다. 기호의 발신자와 수신자 사이에 교차하는 이해와 오해, 참과 거짓의 간격에 이들은 특별히 주목한다.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 기호의 심층에 자리한 사회문화적 맥락과 이데올로기적 속성을 드러내려고 한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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