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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승복 안하면 한국 땅서 못 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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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명박 전 서울시장(右)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가진 당 모임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사진=강정현 기자]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24일 한 자리에서 확실한 '말'로 경선 승복을 다짐했다. 지금까지 두 주자가 했던 어떤 말보다 강하고 확고한 약속이었다. 지난해 12월 29일의 첫 경선 승복 다짐에선 "승복에 동의하자"(강재섭 대표)는 제안에 주자들이 고개를 끄떡이거나 "그렇게 하겠다"고만 했었다.

이날 낮 12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중국음식점 '백리향'의 상임고문 주최 신년하례 오찬장.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먼저 대선 주자들에게 답을 요구했다. 그는 "정권 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미래에 대한 죄악"이라며 "최선의 공약은 후보 경선 과정에서 절도를 지켜나감과 동시에 결과에 승복할 것을 천명하는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박 전 대표는 "정권 교체는 국민의 염원이므로 이를 저버릴 후보는 없다"며 "염원을 저버리면 정치는 고사하고 대한민국 땅에서 살 수조차 없다"고 답했다.

이 전 시장도 "박 전 대표 말씀에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다"고 화답했다. 그는 "누가 후보가 되든 함께 가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이 한나라당으로 하여금 정권 교체를 이루게 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동안 '검증 논란' 감정싸움으로 냉랭한 기운이 오가던 두 주자는 웃으며 악수까지 나눴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경선 승복에 대해) 걱정하고 얘기할수록 불안의 씨앗이 된다"며 "살아온 길, 행적을 봐 달라. 깰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품격을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열차 페리'에 600명 몰려=두 사람은 이날 '정책 대결'을 택했다.

박 전 대표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대륙횡단철도 열차페리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본격적인 대선 행보 후 처음 개최한 정책 세미나다. '열차페리'는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에 맞설 수 있는 대표적인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행사장에는 열차페리 전문가와 지지자 등 600여 명이 몰렸다. 강재섭 대표와 당 지도부가 출동했고 김문수 경기지사, 안상수 인천시장도 참석했다. 박 전 대표는 "열차 페리는 동서양을 연결하는 새 실크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몽서 밝은 보름달"=이 전 시장은 '한국 국공립중학교장회'특강에서 "어머니 태몽에서 보름달이 너무 밝아 밝을 명(明), 넓은 박(博)을 써서 이름을 붙여 줬다는데 인터넷에 보니 명치유신의 명, 이등박문의 박자로 이명박이 됐다"고 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어머니가 일본 여자, 아버지가 조총련이라고 한다"며 "어머니를 일본 여자로 둔갑시키는 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신용호 기자<novae@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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