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홍 미 케이블TV의 '한류 전도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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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연가'같이 수준 높은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아시아인은 물론이고 비 아시아계 미국인들도 좋아하는 것을 보고 놓칠 수 없었어요. 한국 문화 콘텐트와 일본 만화 영화, 인도의 '볼리우드' 영화 등 아시아 문화를 아울러 소개하는 전문 케이블 TV를 만들면 성공하리라 확신했죠."

미국 지역 케이블 회사에 한국 방송 콘텐트를 공급하고 있는 '이매진아시안TV'(IATV)의 마이클 홍(38.사진) 사장이 미국 전국지인 USA투데이 머니섹션 1면을 장식했다.

USA투데이는 18일자(현지시간)에서 홍 사장을 '한류 전도사'로 소개하면서 그의 IATV가 아시아 관련 콘텐트를 공급하는 경쟁사 AZN이나 MTV아시아 보다 훨씬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 사장은 2003년 5월 뉴저지주 리지필드의 한 창고에서 직원 4명과 자본금 30만 달러로 IATV를 창업, 3년 반 만에 직원 50명을 두고 한국.중국.일본.인도.베트남 등 아시아권에서 제작된 드라마, 영화, 오락 프로그램을 하루 24시간 방송하는 중견 케이블TV로 키웠다.

서울에서 태어나 네 살 때 홀어머니를 따라 미국에 건너 간 홍 사장은 고교 2년 때 학교를 다니지 않았을 만큼 문제아로 자랐다. 우여곡절 끝에 뉴욕주립대에 진학, 철학을 전공하기도 했으나 이마저 중도 포기했다.

영화감독을 꿈꾸던 그는 연예기획사인 스펠링 엔터테인먼트, 닐슨 미디어리서치, 파라마운트 등 미국 굴지의 미디어업체에서 판매, 마케팅, 배급 업무를 두루 거치면서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스펠링의 유명 TV 프로그램인 '판사 주디'(Judge Judy)나, 워너브라더스의 '7번째의 천국'(Seventh Heaven)이 큰 인기를 끌게 된 데는 시청자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프로그램 틀을 다시 짜고 배급망을 넓혔던 그의 공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0여년 동안 업계를 누비던 그는 2005년 케이블 TV 전문지인 '케이블 월드'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소수계 100인'에, '멀티채널'이 선정한 '40세 이하 영향력 있는 40인'에 각각 오르는 등 케이블 미디어업계의 실력자로 인정받았다.

IATV는 현재 미국 내 500만 가구와 연결돼 있으며, 연말까지 가입자를 1000만 가구로 늘릴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홍 사장은 "앞으로 한국 드라마와 영화는 물론이고 뮤직 비디오, 쇼프로그램 등 한국 콘텐트를 더욱 늘릴 생각"이라며 "한국 투자가들의 투자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뉴욕지사=정우성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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