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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 민자 하나… 영남에 신민 하나/사이좋게 체면 살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포철근무 20년 큰 도움/동광양 최흥운씨/주부들과 솔직한/얘기 울산시 정천석씨/“지역감정 해소 발벗고 뛰겠어요”
이번 광역의회선거는 호남에서 유일한 민자당후보 당선,영남에서 유일한 신민당후보 당선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웠다는 이들 두 당선자는 앞으로 지방의회에서 지역을 뛰어넘은 화해운동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전남 동광양시 제2선거구에서 호남 유일의 민자당 후보당선 영광을 안은 주인공은 광양제철 섭외부 전문부장인 「제철맨」 최흥운씨(47).
선거운동의 피로도 씻을 겨를없이 광양제철소 사원아파트 앞에서 축하인사 받기에 바쁜 최씨는 신민당 터밭속에서 영남세력을 일구는데 성공한 소감을 묻자 『포항제철에서 10년,81년부터 이곳 광양제철에서 10년,모두 20년간 한회사에 근무하며 직원들과 가족처럼 지내왔고 설계과장·부장을 거치며 사원들이 「건설역군」으로 인정해준 덕』이라고 지원해준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정치성을 배제하고 지연·학연에 얽매임 없이 투표해준 유권자들에게 감사한다는 그는 선거초반 정치에 회의가 들정도로 흑색선전·편가르기 등이 심한데 실망했으나 주민들이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일꾼」「내고향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확고한 식견으로 표를 몰아줘 앞으로도 호남·비호남이라는 인식에 얽매이지 않고 분골쇄신할 생각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태인∼망덕간 산업도로건설,일주로확장,김여익공박물관 건립 추진 등을 지방의회활동의 당면목표로 내세운 그는 임금인상등 제철소 직원들의 후생복지에도 신경을 쓰겠다고 했다.<동광양=봉화식기자>
『지역감정을 초월해 신민당 후보를 당선시켜준 유권자들에 대한 보답으로 영·호남 화합의 실질적인 물꼬를 트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영남권에서 유일하게 신민당후보로 당선된 울산시 제7선거구 정천석씨(39)는감격을 누르지 못하면서 지방색 해소로 말문을 열었다.
현대그룹 계열사 근로자들이 전체 유권자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동구 화정·일산동에서 전체유권자의 29.8%인 7천1백97표를 얻어 민자당 하연근 후보(46)를 9백29표차로 눌러 영광을 차지한 정씨는 현대계열사 출신이 아니면서도 민자당 후보와 현대노조 간부·육성회장·신협이사장 등 모두 5명의 후보를 물리쳐 그의 당선은 더욱 빛나보였다.
정씨는 경남 공고를 졸업,5년동안 사법고시를 준비하다 89년 3월 현대중공업의 「1백28일파업」 당시 3자개입으로 3개월동안 구속된 이후 울산지역 양심수후원회 공동의장을 지냈으며 신민당 울산동구지구당위원장을 지냈다.
『해고근로자 복직·양심수 석방 등 소외계층의 권익과 복지에 앞장서겠으며 이를 위해 노사공존을 위한 공동대책위를 구성하겠습니다.』
정씨는 또 주차난해소를 위한 공영주차장 마련,통·반마다 이동식쓰레기 수거시설을 갖추는 등 쾌적한 환경조성·복지에도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펼쳐 보였다.
정씨는 이번 선거에서 주부들을 집중공략 대상으로 한 것이 적중했으며 2주 남짓한 선거기간중 4백회 간담회를 통해 4천여명의 주부유권자들과 대화를 가졌다고 말했다.
지역감정의 벽을 허물기 위해 나섰다고 거듭 밝힌 정씨는 『주민이 주인으로 대접받는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울산=김형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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