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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공부] 하고 싶은 일 … 할 수 있는 일 … 그것부터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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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진로 지도를 담당하는 서울 수도여고 최병권 교사(左)와 경복고 이옥근 교사가 경복고 도서실에서 예비 고1 학생들의 진로 탐색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사진=김형수 기자]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요즘 설렘과 초조함을 함께 느낀다. 인생의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고비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일반계 고교에 진학할 경우 1학년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문과와 이과 중 어느 계열로 갈지 택해야 한다. 공식적인 계열구분은 없지만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중 어느 영역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가야 하는 길'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제 남은 시간은 5개월 남짓.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적성과 재능.성적을 고려해 문.이과 선택을 포함해 고교 졸업 후 진학하고 싶은 대학과 학과, 직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탐색해볼 필요가 있다. 이옥근(서울 경복고).최병권(서울 수도여고) 교사가 진로 전반에 대한 도움말을 들려줬다.

Q : "아직도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어떤 대학에 가고 싶은지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공부를 하려 해도 10분 이상 집중하기가 힘들어요. 고교에 가도 제가 무엇을 위해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경북 포항에서 배모군)

▶이옥근=고1 새내기 학생들과 진로 상담을 해 보면 이런 경우가 많다. 우선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학생 스스로 생각해 본 뒤 부모님이나 중학교 담임선생님 등과 얘기를 많이 나눠야 한다. 고교 내내 공부만 하다가 부모님 희망에 떠밀려 대학에 진학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학생의 소신이 뚜렷하지 않으면 고교 2, 3학년 때 교사들도 진학지도하기가 힘들다. 결국 점수에 맞춰 대학에 갈 수밖에 없게 된다. 정 답답하다면 적성검사도 받아볼 만하다.

▶최병권=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을 어느 정도 정리한 후에는 학습 능률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 목표를 정한다고 해도 중학교 과정이 제대로 마무리 안 돼 있으면 고교 공부를 따라잡기 힘들기 때문에 절망할 수 있다. 고교 입학 전까지 자기 수준에 맞는 교재나 교육방송 등을 활용해 기초부터 공부를 다시 하는 게 좋다. 장래에 뭘 해야 할지 결정하는 일이 쉽지는 않으니 너무 멀리 생각하지 말고 학습 집중력을 높이겠다는 단기적인 목표부터 세워라.

Q : "호텔경영인이 되고 싶습니다. 호텔경영학과에 진학하고 싶은데 정작 이 일이 제 적성에 맞을지 모르겠어요." (부산에서 이모양)

▶최=우선 이양의 중학교 성적이나 적성을 볼 때 문과 쪽 공부가 잘 맞을지부터 한번 체크해 봐라. 현실적으로 국어나 영어, 사회탐구 등 문과 계열 과목에서 성적이 우수해야 호텔경영학과에 진학할 수 있기 때문에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목표만 좇다가 현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고3 때 후회할 수 있다.

▶이=일찍부터 자신의 목표를 정한 점은 칭찬해 주고 싶다. 그러나 막연하게 호텔경영인이 되고 싶으니 그 학과에 가야겠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내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인지 확인하는 게 먼저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진로상담.취업포털 사이트인 커리어넷(www.careernet.re.kr) 등 관련 사이트를 통해 호텔경영인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장래 비전은 확실한지 알아본다. 호텔경영학과가 있는 대학들의 홈페이지에 소개된 수강 과목을 보면서 자신의 적성에 맞을지도 점검해 봐라.

Q : "그동안 독서토론이나 글짓기 대회에서 상을 받는 등 문과에 소질이 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혼란스러워요. 전국 단위의 학력평가에서 국어.영어는 보통 수준이고 수학.과학이 우수학력으로 나왔기 때문이지요. 고교에 가서 어느 계열을 선택하는 게 좋을까요." (경남 진해에서 김모군)

▶최=시험 한두 번으로 문.이과를 결정하는 것은 무리다. 무엇보다 자신을 잘 아는 부모님이나 주변 선생님들의 얘기에 더 귀를 기울이는 게 좋겠다. 학생들 중엔 진로 선택 전에 적성 검사 결과를 많이 참고하는데 그것에 너무 의존하면 안 된다. 적성검사에서 이과가 맞다고 해서 무턱대고 이과를 선택했는데 공부해보니 도저히 수학이나 과학을 따라갈 수 없다면 낭패다. 그런 검사보다 내가 관심 있어 하고 재능이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이=중학교까지의 성적으로는 어느 계열에 더 적합할지 알 수 없다. 고교 1학년 때 성적을 지켜보면서 전략적으로 계열을 선택하는 게 좋겠다. 특히 수학을 좀 더 깊이 있게 공부해보길 권한다. 심화 과정인 고교 수학도 정말 잘하고 흥미있어 한다면 이과를 선택해도 좋을 것 같다. 또 사회나 과학 과목에 대한 흥미나 성적도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10년 후, 20년 후엔 어떤 직업들이 유망할지에 관한 자료도 적극 참고하라.

▶최=여고에 있다 보니 예체능 계열을 선택하려는 학생들도 많다. 그런데 대학 졸업 후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체육의 경우 사회체육학과를 많이 생각하는데 졸업 후 뭘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음악과 미술은 실기 시험 준비를 위해 상당히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므로 자신에게 정말 특출난 재능이 있는지 전문가에게 조언을 들어봐야 한다.

진로 결정할 때 이런 점을 …

<최병권 교사>

■ 고교입학 후에 진로 때문에 우왕좌왕하면 늦다. 진로를 빨리 정하는 게 좋다.

■ 적성검사 결과는 참고자료로 활용할 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마라.

■ 중학교 성적이 좋지 않았다면 고교 입학 전에 중학교 과정 다시 점검하라.

■ 예체능계열로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흥미나 적성 외에도 졸업 후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도 고려하라.

■ 선택과목은 성적이 잘 나온다고 알려진 과목보다 자신이 재밌게 공부할 수 있는 과목을 택하라.

<이옥근 교사>

■ 진로 결정은 학생 자신의 고민, 학부모와 상의, 교사와 상담 3단계로 진행하라.

■ 화려해 보이는 직업보다 잘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희망 직업으로 선택하라.

■ 희망하는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어느 대학의 어떤 학과에 진학해야 하는지, 성적은 얼마나 좋아야 하는지 등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라.

■ 10년 후, 20년 후 유망직종이 무엇인지 고려해 진로를 정하라.

■ 한국직업능력개발원.한국청소년상담원.대학교육협의회 등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참고해 직업과 대학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라.

글=박수련 기자 <africasun@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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