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럼즈펠드 회담 파병등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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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가 14일 도쿄(東京)에서 가진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이라크의 상황 악화를 이유로 자위대의 이라크 파견 시기를 신중히 결정할 뜻을 시사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하겠다"고 말했지만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현 상태에서의 자위대 파견에 우려를 표시했다. 사실상 연내 파견 계획을 연기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럼즈펠드는 자위대의 이라크 파견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이 이라크 부흥을 위해 막대한 재정지원을 함으로써 리더십을 발휘한 것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해 자위대 파견 연기에 큰 불만이 없음을 내비쳤다. 두 사람은 또 미국과 일본은 이라크에 안정적이고 민주적인 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공동 노력키로 합의했다.

고이즈미는 그러나 "미국의 대의를 가능한 한 많은 국가가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선 유엔의 주도권과 역할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며 유엔의 역할 강화를 촉구했다.

한편 북핵 문제에 대해선 6자 협의에 의해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미국의 해외기지 개편과 관련, "오키나와에 주일미군의 70%가 집중돼 있는데, 미.일 관계가 더욱 좋아지기 위해선 이 문제가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취임 후 처음 일본을 방문한 럼즈펠드는 15일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외상.이시바 시게루(石破茂)방위청 장관 등과 연쇄회담을 열고, 16일에는 오키나와(沖繩) 미군기지를 둘러본 후 한국을 방문한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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