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50)UIP한국 대표 마이클 배 한때 외화 국내 소개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UIP영화라면 직배 영화의 대명사로 통한다. UIP영화사가 한국에서 정식 등록한 것은 88년2월10일. 그후 미국의 직배영화사들은 소리 없이 조용히 들어와 현재 워너브러더스(WB)·20세기 폭스·컬럼비아·오라이언(Orion)까지 5개사나 된다. 이들 5개 직배 영화사는 상호간 친목 도모를 명목으로 긴밀한 횡적 연락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동안 깊이 잠들어 있던 한국 영화계를 흔들어 깨운 결과를 가져온 UIP영화의 한국 대표는 마이클 배. 한국 영화계의 흉악범(?)으로 나타난 이 마이클 배란 어떤 인물인가.
1939년 함흥 태생. 서울에서 경복고를 졸업, 고려대 영문과를 다니다 61년 재학 중 도미, 우선 오리건주로 가서 퀘이커교 계통의 조지 폭스대 의대 예과에 입학하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는 공부가 안돼 연극영화과(theater art)를 다녔다. 그후 로스앤젤레스로 이사가서는 남가주대학(USC) 영화과를 다녔다.
유명한 대영화사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뚫고 들어가기가 어려워 개인프러덕션에 들어갔다. 거기에서는 주로 기록영화 편집을 했다. 젊어지려고 노력하는 노인들의 얘기를 그린『젊음의 샘』(Fountain of Youth·69년)이라는 다큐멘터리가 좋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버라이어티 지에 났다. 기사 중에는 특히 편집이 훌륭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마이클 배는 그러한 근거 자료를 들고 파라마운트사에 찾아가 자기를 팔고 마침내 입사했다.
파라마운트사에는 9년간 있으면서『제5전선』(Mission Impossible) 등 주로 액션 TV시리즈영화 편집을 해 액션 필름 편집전문가로 통했다.
필름 편집만 15년쯤 하니까 싫증이 나서 뭔가 개인사업을 하고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디오·비디오 등 전자상품상사를 차렸다. 영화사에 다닌 경력이 있는 한국인이라 하여 한국의 수입업자들이 뭐 좋은 영화 있으면 추천하라고 찾아왔다.
곽정환·강대진·김인동·최상균·이태원 등을 이때부터 알게 된다. 일종의 에이전트 노릇을 하게 된 것인데 자연히 각 영화사의 국제담당 책임자들과도 알게 되었다.
마이클 배는 이때 미국 영화사들이 한국엔 안 들어가 있는 것을 안다. 그러고는 조만간 들어가리라고 짐작한다. 마이클 배는 그때에 대비해 신용을 지키며 성실히 원한다. 86년 UIP가 우선 한국시장조사에 들어가며 그에게 조력을 요청한다. 이것이 그가 UIP와 인연을 가지게되는 계기가 된다. 사람들의 일자리란 이렇게 생기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UIP한국대표로 와 있는 동안 직배영화 반대투쟁이 가장 치열할 무렵 집으로 협박전화가 와 두번쯤 가족을 데리고 호텔생활을 했다. 이 때가 심리적으로 가장 괴로웠다.
한국의 영화 흥행계에는 미국회사가 와야 발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영화와 극장이 일찍 발달한 미국의 흥행회사엔 전통적으로 시장개발·관객발굴을 위한 구체적인 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흥행계도 그 기술을 배울 필요가 있다. 그래야 진정한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다.
UIP가 들어올 당시서울엔 개봉관이 16개밖에 없었다. UIP시장분석에 의하면 개봉관은 인구 5만명당 1개가 있어야 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그렇다면 서울인구 1천만명을 위해선 개봉관이 2백개는 있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UIP는 그것을 보고 들어온 것이다고 마이클 배는 주장한다. 현재 전국적으로 UIP영화를 상영하는 개봉관은 약 70개 있다.
『사랑과 영혼』(Ghost)은 4월24일까지 전국에서3백76만명이 들었는데 서울에선 1백72만명이고 나머지 2백4만명은 지방에서 들었다. 이젠 서울에서보다 지방에서 더 많이 드는 시대가 되었다. 앞으론 서울에서 40%, 지방에서 60%가 들것으로 보고있다. 또한 극장들이 UIP영화를 환영하는 이유는 투자 없이 같은 파트너로 상영해 리스크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극장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공급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가고는 한다. UIP영화는 극장흥행기술상 한국에서 상당한 현대화를 이룩했다고 자부한다-고 마이클 배는 주장한다. UIP는 네덜란드회사의 자회사로 런던에 본부가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