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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안구돌출|백세민<서울 백병원 성형외과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얼마 전 K양(25)이 외래진찰실을 찾아왔는데 그녀가 들어서는 순간 앉았던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의 눈으로 쏠렸다. K양의 눈은 튀어나와 누가 봐도 눈 때문에 성형외과를 찾았음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눈이 예쁘다고 했는데 갑상선질환을 앓고 나서 점점 안구가 돌출하기 시작했고 갑상선 치료가 다 끝났는데도 눈은 그대로라고 했다.
고민 끝에 쌍꺼풀 수술을 하면 보기가 좀 낫지 않을까 하고 수술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쌍꺼풀 수술을 하면 눈은 더욱 보기 싫어지게 마련이다. 붕어눈처럼 보이던 눈이 개구리 눈처럼 보이게 된다.
안구돌출증은 눈알이 튀어나오고 심하면 눈을 감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선천적으로 다른 사람보다 안구가 약간 튀어나온 비교적 경미한 상태도 있으나 대개는 갑상선 질환 때문에 이처럼 안구가 돌출 한다. 갑상선 질환으로 안구가 돌출 된 경우 갑상선 치료는 잘 끝나도 안구돌출증은 치료가 안 되는 것이 보통이다.
안구는 원추형 뼈에 둘러싸여 있는데 어떤 이유로 안구의 부피가 안구를 싸고 있는 원추형 뼈의 용적보다 커지면 안구는 밖으로 밀려나오게 된다. 물론 선천적으로 안구를 싸는 뼈의 용적이 작아서 안구가 정상 부피라도 밖으로 돌출 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치료는 수술뿐이며 안구 자체는 줄일 수 없으나 안구가 들어 있는 원추형 뼈의 용적을 크게 해 주는 방법이 있다.
수술 방법은 환자의 골격형상과 안구돌출의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수술 후 용모가 기능장애 못지 않게 중요하므로 수술 전 고려의 대상이 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만약 안구 돌출증이 심하지 않은 경증에서는 경우에 따라 입 속을 절개해상악동을 통해 안구를 둘러싸고 있는 원추형 뼈의 바닥부위에 큰 구멍을 뚫어줌으로써 안구 주위의 조직이 들어갈 장소를 넓혀주는 방법을 쓸 수 였다. 심한 안구돌출증에는 두 발족의 피부를 절개해 안구와 안구를 싸는 뼈를 완전 노출시킨 후 양면바깥 눈가의 뼈를 절개하고 옮김으로써 안구가 들어갈 장소를 넓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런 수술들은 눈 주위 안면골 교정 성형술의 발달로 가능하게 됐다.
이렇듯 근본적인 수술 법으로 교정하지 않고 임시방편으로 쌍꺼풀 수술이나 또 다른 미용 성형의 과정으로는 안구 돌출증을 치료할 수 없다. 오히려 손대지 않음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결국 2중·3중의 수술을 받게 되는 셈이다. 정확한 진단과 처치 법을 알고 대응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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